이산가족들의 사연 하나하나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영화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살아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아버지, 또 형제들과의 만남에 이산가족들은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64년 만에 나타난 아버지를 보고 딸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립니다.
한 살 때 행방불명된 아버지의 나이는 어느덧 여든일곱.
환갑이 넘은 딸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는 젖먹이 시절 얼굴을 떠올리려 애써 보지만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남궁 봉자 / 남측 상봉 가족
- "아버지, 저 알아보시겠어요?"
▶ 인터뷰 : 남궁 렬 / 북측 상봉 가족
- "모르지, 모르지."
딸은 아버지에게 밥을 먹여주며 오랫동안 나누지 못한 부녀의 정을 느낍니다.
60년이 지났지만, 서로 단번에 알아본 형제는 어안이 벙벙해집니다.
18살 때 북한군으로 붙잡혀간 형은 팔순이 넘었지만, 누가 봐도 내 형, 내 가족입니다.
▶ 인터뷰 : 이익규 / 남측 상봉 가족
- "아버지하고 똑같아. 아버지하고. 아버지하고 똑같아."
가슴 속에 담아둔 수많은 얘기 대신 눈물만 흘리는 가족들도 있습니다.
사형제가 모두 북한군으로 끌려가 셋은 빠져나왔지만 셋째 성하웅 할아버지는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형들은 금강산에 오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성하웅 / 북측 상봉 가족
- "형들은 다 죽었어? (다 돌아가셨어요.)"
이산가족들은 생사조차 알지 못하고 지낸 64년 세월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2kw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