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이후 납북된 어부 2명도 남쪽의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40년 만에 만난 형제는 얼굴을 보면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40년 만에 만난 형과 동생은 아무 말 없이 서로 끌어안았습니다.
얼싸안고 울다 얼굴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1972년 납북 당시 15살이던 형은 환갑이 가까운 나이가 되어 아내와 함께 동생 앞에 나타났습니다.
박양곤 씨의 형 양수 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 고기잡이 배를 탔다가 납북됐습니다.
북한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걱정하는 동생을 안심시키려 형은 훈장과 사진을 꺼내서 보여줍니다.
▶ 인터뷰 : 박양수 / 북측 상봉 가족 (58세)
- "내가 이렇게 당의 배려받고 잘 산다."
▶ 인터뷰 : 박양곤 / 남측 상봉 가족 (52세)
- "무엇보다건강하시니까 다행입니다."
▶ 인터뷰 : 박양수 / 북측 상봉 가족 (58세)
- "나보면 알아보겠나?"
일흔 살 최선득 씨도 납북된 셋째 동생을 만났습니다.
동생 영철씨는 1974년 홍어잡이 배에 탔다가 백령도 부근에서 납북됐습니다.
21살 앳된 동생의 모습이 기억에 남아있는 형은 옛 추억을 되살리려 애를 써봅니다.
▶ 인터뷰 : 최선득 / 남측 상봉 가족 (70세)
- "우리 짚 앞에 공동(묘지) 있었잖아. 공동묘지, 공동묘지. 그 근처에…."
▶ 인터뷰 : 최영철 / 북측 상봉 가족 (61세)
- "그 나무는 내가 학교 다닐 때 꺾어다 심고…."
40년 만에 만난 형제는 단 사흘 만이라도 형제의 온기를 느끼려고 꼭 잡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2kwon@mbn.co.kr>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