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일 목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역시 피겨여왕이었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무결점 연기로 쇼트프로그램 1위를 했습니다. 새정치연합이 출사표를 낸 가운데 민주당의 지지율은 6%대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수행부장이 돌연 교체돼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폭설과 종말의 합성어, 스노마겟돈으로 한·미·일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1. 무결점 연기
- 어제 몇 시간 못 자서 오늘 아침 출근길이 유난히 힘든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래도 표정만은 다들 밝을 것 같습니다. 역시 김연아였습니다. 오늘 새벽 2시 20분쯤 무결점 연기를 선보이며 예상대로 쇼트프로그램 1위를 기록했습니다. 경쟁자로 꼽혔던 러시아의 리프니츠카야와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의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김연아가 자신의 우상으로 꼽았던 미셸 콴은 '숨막히는 연기'라고 평가했고, 지난해 은퇴한 일본의 안도 미키는 김연아의 경기를 보며 거의 울 뻔했다고 극찬했습니다.
이런 피겨여왕도 경기를 앞두고는 긴장했나 봅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경기 전까지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연습에서 점프를 못 뛰니까 프로그램 직전까지 점프에 대한 자신감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음악이 흐르자 모든 우려를 털어내고 무결점 연기를 선보이며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다만, 하나 걱정되는 것은 심판 판정입니다. 김연아의 무결점 연기에는 어울리지 않은 다소 '짠물 점수'였기 때문입니다. 오비이락일 수도 있지만, 러시아 선수는 예상보다 다소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부디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잡음 없는 심판 판정을 기대해봅니다.
2. 지지율 6.5%
- 그나마 두자릿수에 턱걸이하던 지지율이 6%대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지지율만 놓고 보면 새정치연합이 제1야당입니다. 어제 MBN과 매일경제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 전국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선호 정당을 물었더니 새누리당이 40%, 새정치연합은 18.4%, 민주당은 6.5%를 기록했습니다. 텃밭인 호남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새정치연합은 33.7%, 민주당은 절반도 안 되는 16.3%였습니다.
소속 정당이 힘을 못 쓰다 보니 서울과 인천에서 그동안 줄곧 우세를 보였던 박원순, 송영길 시장의 지지율도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물론 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조사이긴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은 여당 후보들에 불과 1%p 남짓한 우세를, 송 시장은 일부 후보에 열세를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박 시장이 트위터를 통해 직접 정책 홍보에 나선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민주당의 지지율 추락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 이슈에서 여당에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방선거가 넉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이 어떤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됩니다.
3. 수행부장
- 청와대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정작 대통령과 함께하는 기간은 길어야 1~2년 정도입니다. 그런데 역대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임기 내내, 그것도 불과 1~2미터만 떨어져 지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수행부장입니다.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행부장은 퇴임 후까지 함께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번 교체하긴 했지만, 승진 인사였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의 수행부장이 어제 갑자기 교체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 사례처럼 승진도 아니었기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청와대는 그동안 경호실 내 순환보직제가 잘 지켜지지 않아서 이를 제도화하는 차원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설왕설래는 당연히 '문책' 쪽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경호실 내부 문제나 부속실, 의전실과 마찰을 빚었다는 이야기부터, 수행부장이 해외 순방 때 지나치게 언론과 교민 접촉을 막아 참모진의 불만이 많았다는 이야기까지, 심지어는 지난해 11월 영국 국빈 방문 때 박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면서 한복 치마를 밟고 넘어진 일 때문이라는 설까지 여러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건 그날의 실수가 박 대통령의 주가를 오히려 높였다는 겁니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이 사건을 놓고 '드라마틱한 입장'이라고 말해 외빈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4. 스노마겟돈
-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끔찍했던 경주 리조트 붕괴 참사, 그리고 미국 주택 착공 건수의 급격한 감소. 이 두 사안의 공통점은 뭘까요?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폭설'입니다. 리조트 참사는 체육관 지붕이 폭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발생했고, 미국 주택 착공 건수가 3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보인 이유도 폭설 탓이었습니다. 미국의 경우 폭설 때문에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는 바람에 소비 둔화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미 폭설로 미국 연방정부는 올겨울 3번이나 셧다운, 즉 일시적 업무중단을 하기도 했습니다.
일본도 눈 때문에 몸서리를 치고 있습니다. 최근 동부 지역을 강타한 폭설로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대표 자동차 회사들의 생산 공장이 멈춰 섰습니다.
우리나라는 리조트 참사에 앞서 울산의 공장 여러 개가 폭설로 인해 지붕이 무너져 2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눈을 뜻하는 '스노'와 지구의 종말을 의미하는 '아마겟돈'의 합성어인 '스노마겟돈'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영화 '겨울왕국'에서는 한없이 아름답기만 한 눈인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