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문제에서 가장 심각한 것이 나이드신 고령자가 갈수록 늘어난다는 점인데요
이번 상봉에도 아흔에 가까운 고령의 상봉가족들이 먼 길을 한 걸음에 달려와 잠시 후 마지막 소원을 이룰 상봉길에 오릅니다.
김지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이불을 덮은 채 창백한 얼굴만 살짝 내놓은 할아버지가 이동식 침대에 누운 채 들어옵니다.
혼자서는 거동이 힘들만큼 쇠약해졌지만, 60년 넘게 기다린 만남을 저버릴 수가 없습니다.
▶ 인터뷰 : 남측 상봉단 동반가족
- "못 가게 할 수는 없잖아요. (6·25 끝나고) 매일 북에 계신 자식들 생각밖에 없으셨으니까…."
3살 아들을 북에 두고 온 91살 백관수 할아버지는 얼마나 설렜는지, 벌써 가족을 만난 것 같습니다.
▶ 인터뷰 : 백관수 / 남측 상봉가족 (91세)
- "어머니가 빨리 오라대요, 꿈에서…. 처음으로."
1차 이산가족 상봉자 중 가장 최고령인 아흔여섯 살의 김성윤 할머니.
3년 전 건강을 잃을 뻔도 했고, 거듭된 무산으로 수없이 실망도 했지만, 잘 견뎌온 게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 인터뷰 : 김성윤 / 남측 상봉가족 (96세)
- "소원이 다른 건 별거 없고. 애들 건강해서 그저 '나만큼만 오래 살라' 그 말 밖에 할 수 없어요."
60년 넘게 기다렸던 순간이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김지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