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화요일 아침 뉴스의 맥입니다. 북한이 원래 초청하려던 농구 선수는 로드맨이 아니라 마이클 조던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오석 부총리가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또 한 번의 고비를 맞게 됐습니다. 이혜훈 최고위원이 새누리당 내 박심 논란에 다시 한 번 불을 댕겼습니다. 어제 서울 광장에서 소치를 향한 태극기 플래시몹 응원 행사가 펼쳐졌습니다.
1. '대타' 로드맨
- 김정은 생일에 축하 노래를 부르는 등 돌출 행보로 선수 때보다 더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전 미국 프로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맨. 알고 보니 원래 그 자리의 주인공은 로드맨이 아니라 시카고 불스의 영원한 캡틴, 마이클 조던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어제(10일)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어제 전격 방북한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의 말을 전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정 의원은 지난달 17일 미국 그레그 전 대사의 자택을 찾아 비공개로 2시간 동안 독대를 했는데, 그레그 대사에 따르면 원래 북한은 마이클 조던을 초청하려고 했지만, 무산되면서 로드맨을 택했다는 겁니다.
1990년대 NBA를 평정했던 마이클 조던은 농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알 만한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악동' 이미지인 로드맨과 달리 모범적인 이미지의 조던은 로드맨이 시카고 불스로 이적하면서 한때 같은 팀에서 뛰기도 했습니다.
만약 조던이 북한의 제안에 응했다면 로드맨보다 더 큰 화제를 불러왔을 수도 있겠지만, 예측 불가능한 김정은의 행보를 볼 때 어쩌면 로드맨이 처음부터 적임자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2. 증인 현오석
-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지난해 3월 인사청문회에 이어 두 번째로 국회 증인석에 서게 됐습니다.
현 부총리를 부른 곳은 국회 정무위원회입니다. 개인정보 유출 관련 국정조사를 벌이는 정무위는 오는 18일로 예정된 청문회에 현 부총리를 기관 증인으로 채택하기로 잠정 합의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사태를 일으킨 회사들이 금융회사인 만큼 대한민국 경제 수장으로서 어찌 보면 당연히 출석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도 하실 텐데, 그런 도의적인 차원이라기보다는 국민을 분노케 한 '실언' 때문으로 보입니다.
현 부총리는 카드 사태 직후인 지난달 22일 금융수장들의 교체 의사를 묻는 말에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는 말을 하는가 하면, "금융 소비자도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 우리가 다 정보 제공에 동의해 줬지 않느냐"는 말을 했습니다.
지난주 윤진숙 장관의 전격 경질로 추가 개각에 대한 관심이 불거진 상황에서 야당은 현 부총리의 자질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것으로 보여 현 부총리로서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제기됐던 인사청문회에 이어 또 한 번의 고비를 맞게 됐습니다.
3. 박심 필패론
-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사람", "지방선거 필패를 불러올 해당 행위자", "청와대나 당에서 일할 자격이 없는 사람". 박근혜 대통령의 심중, 이른바 박심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는 사람들에 대해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이 한 말입니다. 그야말로 가시가 잔뜩 돋쳐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서울시장 후보 중 한 명이면서도 정몽준 의원, 김황식 전 총리에 비해 턱없이 낮은 지지율 때문에 안 그래도 고민인데, 친박 주류가 원조 친박인 자신이 아니라, 당내 인사도 아닌 김 전 총리를 밀고 있다는 설까지 제기되자 드디어 폭발한 겁니다.
사실 박심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5월 최경환 의원이 당선된 원내대표 선거는 물론 서청원 의원의 귀환으로 이어진 10월 재보선 공천 때도 박심이 화두였습니다. 그러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의 서병수, 인천의 이학재 의원 등이 박심을 언급하면서 상대 후보들의 거센 반발이 일었습니다.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이자 사실상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서울시장 선거에도 박심이 있다는 공식 언급이, 그것도 친박 인사로부터 나오면서 박심 논란은 후보 선정 내내 여당에 홍역을 안길 것으로 보입니다.
4. 플래시몹
-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특정한 시간에 특정 장소에 모여 미리 약속한 행동을 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흩어지는 행위를 플래시몹이라고 합니다.
우리 선수들이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러시아 소치에서 한창 땀을 흘리고 있던 어제 오후 6시, 서울시청 광장 스케이트장에는 또 하나의 태극기가 활짝 펼쳐졌습니다. 이름하여, 소치 응원 플래시몹인데, 시민 100여 명이 스케이트를 타다 갑자기 태극 문양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감동적인 응원 메시지를 보낸 겁니다. 광장 근처를 지나가던 시민들은 초대형 태극기를 보고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를 찍었고, 함께 응원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기적을 만든 응원가인 '오 필승 코리아'도 서울 광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서울시는 소치 올림픽을 맞아 스케이트장 운영 기간을 지난해보다 19일 연장해 오는 23일까지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대회 초반 아직 메달 소식은 들려오고 있지 않지만 이런 국민들의 뜨거운 응원 메시지가 계속 전해진다면 태극 전사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