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올림픽에서 메달 경쟁만큼 외교전도 치열합니다.
과거사와 영토 문제를 두고 중국과 일본의 정상이 나란히 러시아를 찾아 공방을 벌였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2012년노다 전 총리가 선물한 일본 토종견을 데리고 나온 푸틴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맞이합니다.
러시아 현지시간으로 8일 열린 러·일 정상회담.
하루 전인 7일은 일본의 '북방영토의 날' 이었지만, 양국의 갈등 사안인 쿠릴열도 4개 섬 문제는 미뤄두고 경제협력 강화와 평화협정이 논의됐습니다.
아베 총리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속내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중일 관계와 같은) 어려운 주제에 대해서는 전제 조건 없는 솔직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게 제 신념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연일 대일 공세를 벌였습니다.
시 주석은 앞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내년 2차대전 승전관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행사를 함께 치르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올바른 역사관을 강조하며,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강행 등 아베 정부의 반역사적 행보를 겨냥했습니다.
러시아는 중국과 일본이 소치에서 벌이는 치열한 외교전이 내심 반가운 표정입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은 러시아 인권문제를 이유로 개막식에 불참했기 때문입니다.
또, 잇따른 정상회담에서 일본과 중국 모두를 극진히 환대하며 자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