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에서 벌어진 기름 유출 사고, 알고 보니 늑장 대응으로 피해가 훨씬 커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지 30분이 넘도록 신고도 이뤄지지 않아서 업체 측이 피해 사실을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태욱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31일 벌어진 전남 여수시 유조선 기름 유출 사고 과정에서 부실한 초기 대응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고 직후 송유관에서 기름을 비워내는 작업을 하지 않았고, 30분이 지나도록 신고도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사고 유조선 정박을 총지휘한 도선사 김 모 씨의 잘못된 판단도 문제였습니다.
사고 당시 항해사는 도선사 김 씨에게 배가 평소보다 빠르다고 여러 차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배를 2~3노트의 속도로 부두에 접근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7노트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씨는 반대 방향으로 후진하면 배를 멈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매뉴얼대로 했기 때문에 과실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동료 도선사들은 경력 20년이 넘는 김 씨가 유조선을 빠른 속도로 정박시킨 부분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유출된 원유는 16만 4천 리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고 직후 업체 측이 발표한 800리터의 200배가 넘는 양으로 업체 측이 피해 규모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해경은 관계자와 정확한 유출량과 관련자들의 책임을 명확히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김태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