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지역구를 찾은 여야 의원들 얘기를 들어보면 딱히 어디서 환영받았다는 말을 듣기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민심은 팍팍해진 서민 생활과 카드 정보유출로 그다지 썩 좋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여야 정치권이 전하는 설 민심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황우여 / 새누리당 대표
- "설 연휴 동안 민심을 잘 살피고 많은 얘기 들었다. 정치권은 이제 여야가 힘 합해서 민생 해결에 총력 다하고 경제 꼭 살려내라는 말씀이었다"
▶ 인터뷰 : 김한길 / 민주당 대표
- "많은 분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거짓말 대통령, 거짓말 여당을 지적했다. 민주당이 수권 정당답게 자신감 느끼고 제 역할 다해야 한다고 많이 얘기했다."
▶ 인터뷰 : 안철수 / 의원
- "정치권 정부 당국은 긴장해야 한다. 설 민심도 이래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정치도 이대로 갈 수는 없는 것이다. 정치권 인식도 통째로 바뀌어야 한다."
저마다 민생을 챙기고,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같습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서로 남 탓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새누리당은 경제와 민생이 살아나지 못한 이유가 야권의 무차별적인 발목 잡기 때문이라고 했고, 민주당은 여당과 박근혜 정부의 무능 때문이라고 했고, 새 정치 신당은 여야 모두의 구태 정치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민생과 새 정치를 향한 방향은 같은데 책임 공방과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너무나 큽니다.
민생과 경제를 살리려면 여야가 손을 잡아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지 여전히 의구심이 남습니다.
정치권의 아전인수격 해석과 달리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은 어떨까요?
설 민심은 내일이나 모레쯤 나올 것 같고, 설 전에 벌인 여론조사를 볼까요?
리얼미터가 지난 1월27일부터 29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44.4%, 민주당은 11.9%, 새정치신당은 22.1%로 나타났습니다.
새정치 신당이 창당될 때 민주당 지지율은 5.8%포인트가 떨어지고, 새누리당 역시
4.4%포인트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심은 추세입니다.
1주일 전과 비교하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2.6%포인트 상승한 반면, 민주당은 3.2%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새 정치 신당은 무려 5.5%포인트가 떨어졌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하나로 추세를 진단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이것만 놓고 보면 새정치신당의 창당이 가시화한 이후 신당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 하락세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엿보입니다.
리서치뷰가 지난 1월15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조사를 보면,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20.2%로 보름 전 실시한 조사 때보다 5~6%포인트가 떨어졌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추세가 일반적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주목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왜 갈수록 떨어질까요?
창당이 가시화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세력이 결집하기 때문일까요?
이런 하락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안철수 신당의 전매특허로 여겨졌던 새정치에 대한 경쟁을 선언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다시 경제민주화를 꺼내 들었고, 민주당은 특권 내려놓기를 약속했고, 새 정치 신당은 그 중간 틈새를 노린 전략을 내놨습니다.
다시 한번 세 당의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황우여 / 새누리당 대표
- "경제민주화, 경제활성화 법안은 우리 경제의 양날개와 같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면 안 되는 균형잡힌 법안이어야 한다."
▶ 인터뷰 : 김한길 / 민주당 대표
- "이른바 김영란법을 2월 국회서 통과시켜서 부정부패 근절위한 공직자 엄격한 윤리 규정을 국회의원에게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 인터뷰 : 안철수 / 무소속 의원
- "민생은 초당 협력, 정치혁신은 치열히 경쟁하자는 것 다시 제안한다. 지난 1월 한달만이라도 막말 말자는 제안을 새누리당과 민주당 양당 대표가 받아들여 주신 것처럼 이번에도 받아달라."
여야 정치권이 서로 새정치 경쟁을 하는 건 좋은 일입니다.
그 과실은 우리 국민에게 돌아가니까요.
하지만, 새정치 경쟁을 정쟁의 수단과 지방선거 승리용으로 악용한다면 고스란히 국민에게 피해가 갈 수 있습니다.
아니하니만 못한 경쟁이 될 겁니다.
과거 우리는 이렇게 새 정치 경쟁이 악용되는 것을 보와 왔던 터라 이번에도 의구심을 감출 수 없습니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정치권의 새 정치 경쟁을 감시하고, 속임수가 있는 것은 지방선거에서 표로 심판해야 할 겁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