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난 조카 사랑으로 유명한 박 대통령이 연휴 기간 둘째 조카라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중국의 레노보가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삼성·LG 등 세계 휴대전화 업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잇단 돈 로비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국제 여론을 의식해 일본의 국빈방문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 대통령의 보물 2호
- AI에 카드 사태에, 지방선거까지 어느 때보다 걱정 많은 설을 보냈을 박근혜 대통령이지만, 선물도 있었습니다. 설 당일인 지난달 31일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가 둘째 아들을 낳은 겁니다. 박 대통령에게도 둘째 조카입니다.
박 대통령의 조카 사랑은 유명합니다. 지난 2005년 9월 첫 조카 세현군이 태어나자 자장가를 연습하기도 했고, 사학법 개정으로 장외투쟁을 하던 중에도 백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2006년 5월 지방선거 유세 도중 이른바 '커터 칼 테러'를 당했을 때도 눈을 뜨자마자 세현 군부터 찾았다는 말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아버지께서 살아계셨다면 세현이의 재롱을 보시고 많이 기뻐하셨을 것"이라는 말을 미니홈피에 올린 적도 있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평소 첫째 조카 세현 군을 '보물 1호'로 꼽았는데, 이제 보물 2호가 생긴 셈입니다.
2. 레노로라
- 희소식 속에 설을 맞았던 박 대통령과 달리 삼성전자는 긴장감이 감도는 명절을 보냈습니다. 중국기업인 레노버가 세계 최초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이자 한때 삼성전자, 노키아와 세계 시장을 3등분 했던 모토로라를 구글로부터 29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이번 인수로 레노버는 세계 3위 휴대전화 업체로 떠올랐습니다.
쓰러져가는 IBM을 인수한 뒤 세계 PC시장 1위로 키워낸 레노버의 저력을 봐 온 세계 IT 업체들은 이번에도 레노버가 일을 내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에 한국의 이름을 각인시켰던 우리나라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점유율 32%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삼성은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얼마 전 특허 공유 계약을 한 구글이라는 우군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LG는 갈 길이 바빠졌습니다. 이번 합병으로 순위도 4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미끄러졌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넘어서는 것이다" 양위안칭 레노버 회장의 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 회오리를 몰고 올지 주목됩니다.
3. 돈 로비
- 일본이 잇단 로비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 위안부의 실상을 고발하는 프랑스 만화전을 취소하라는 압력을 넣은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려는 미국 버지니아 의회에 전방위적 로비를 벌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주미 일본대사관은 워싱턴의 한 대형 로펌과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 12월부터 동해 병기법안 통과를 막기 위해 광범위한 로비를 펼쳤습니다.
이 자료에는 테리 매콜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를 집중 로비 대상으로 공략한 사실도 담겨 있었는데 애초 동해병기법안을 지지했던 매콜리프 주지사가 최근 법안을 저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도 이런 로비 때문으로 보입니다.
외국 공관이 중앙 정부도 아니고 지방자치단체의 입법을 반대하려고 대형 로펌을 동원하는 것은 이례적일 뿐 아니라 심각한 외교적 결례로 꼽힙니다.
버지니아 의회가 로비에 굴하지 않고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도 정의로운 선택을 해주길 기대합니다.
4. 왕따 일본
-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과거사 분쟁을 계속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 가운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요? 두 달 뒤면 명확하게 판가름이 날 것 같습니다. 오바마가 4월 아시아 순방에서 어느 나라에 더 치중하는지에 따라 말입니다.
일단 현재까지는 한국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미국이 2박 3일의 국빈 방문을 원한 일본의 요청을 거절하고 하룻밤만 머물다 한국으로 넘어가겠다고 밝혔다고 한 국내언론이 일본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용인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이 마지막까지 믿었던 미국까지 등을 돌리게 되는 것으로 그야말로 일본이 '왕따' 신세가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과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이 최근 미 언론에 기고한 글을 보면 오바마가 순방에서 한국을 건너뛸 수 있다는 분석도 있어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뉴스의 맥이었습니다.
[ 이준희 기자 / approach@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