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아무리 막힌다고 해도 고향을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분들이 계시죠.
바로 이산가족과 실향민인데요.
오늘 북녘 고향을 그리며 임진각에 모였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6·25 전쟁 중에 황해도 해주에서 혈혈단신 남으로 내려온 민병하 할아버지.
지팡이에 의지해야 하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돌아가신 북녘의 부모님께 잔을 올립니다.
▶ 인터뷰 : 민병하 / 경기 고양시 (86세)
-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고향 사람들은 다 있어요. 고향에 가고 싶죠. 그게 소원이죠."
60년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고향을 그리며 먼 길을 찾아온 실향민들은 긴 줄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따로 소박한 차례상도 마련해, 찾아뵙지 못한 불효에 용서를 빕니다.
▶ 스탠딩 : 이기종 / 기자 (임진각)
- "실향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북녘땅과 마주하고 있는 이곳 임진각에 모여 차례를 지내며 고향 잃은 슬픔을 달랬습니다."
망향제에 참석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산가족 상봉은 인륜과 천륜의 문제라며, 북한의 조속한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 인터뷰 : 류길재 / 통일부 장관
- "북한이 진정으로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아무 조건 없이 조속한 시일 내에 상봉행사에 호응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정부의 '2월 이산가족 상봉' 제의에 침묵을 이어갔습니다.
2주 정도 걸리는 상봉 준비기간을 고려하면, 오는 17일 개최는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