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탈출한 유일한 인물로 알려진 탈북자 신동혁 씨는 27일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에 관해 "참혹한 것도 끔찍한 것도 아니었고 놀랄 일도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날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 덴키(電氣)빌딩에서 일본외국인특파원협회(FCCJ)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고모부를 잔혹하게 공개 처형했다는 평가에 관해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신씨는 "북한은 독재자 한 명만 존재할 뿐 2인자가 존재할 수 없다"며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가족이 잘못한 것을 신고해 처벌받거나 심지어 죽게 하는 일도 있으므로 독재자가 고모부를 처형하는 것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체제에 관해 "북한의 김정은 독재자가 자신의 깡패 같은 그룹을 유지하는 데 있어 공포를 주는 시스템이 굉장히 효과적"이라며 "거의 70년간 정말 완벽하고 철저한 공포 시스템이 구축됐다"고 평가한 뒤 김정은 체제의 미래에 관해서는 "언제 무너질지를 나도 예견하기 힘들다"고 유보적인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그는 총을 맞더라도 제대로 된 음식을 마음껏 먹고 싶은 마음에 탈출을 감행한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며 "정치범 수용소에 사는 동물이 그곳의 죄수보다 나은 생활을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사회에 고발해 작년에 스위스 인권단체인 '유엔워치'(UN Watch)가 주는 올해의 인권상을 받기도 한 신씨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처가 미온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신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한국에서 방영되지 않는 것에 관해 "한국의 국민 여론이나 국회•정치권에서는 북한 인권이 이슈화되는 것에 대해 굉장히 거부감을 느끼고 있고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현저하게 낮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강연장에는 1977년 북한에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여•당시 13세)의 아버지요코타 시게루(橫田滋•82) 씨가 찾아와 "북한의 정치 수용소를 없애려고 열심히
1983년 북한의 14호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난 신씨는 2005년에 전기 철조망을 넘어 탈출했습니다.
2012년에는 워싱턴포스트 동아시아 특파원을 지낸 블레인 하든이 그를 소재로 '14호 수용소로부터의 탈출(Escape from Camp 14)'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