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을 기다리는 분들은 대부분 일흔이 넘으신 고령자입니다.
매년 4천 명의 이산가족들이 재회의 한을 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계셔서 하루가 급한 상황입니다.
한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죽기 전에 혈육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보고 싶은 이산가족의 심정.
6·25 전쟁 때 인민군으로 참전했다가 이산가족이 된 87살 김영준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해 60년 만에 딸을 만나게 돼 상봉의 날을 애타게 기다렸지만, 며칠 뒤 안타깝게 눈을 감았습니다.
▶ 인터뷰 : 김영준 / 이산상봉 대상자 (지난해 9월 작고)
- "기쁘죠. 이산가족으로 지내다가 만나게 됐는데 기쁘죠."
이렇게 북에 둔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숨을 거두는 이산가족이 매년 4천 명.
우리나라 전체 이산가족 중 5만 명 이상이 벌써 숨졌고, 7만 2천여 명만 살아 있습니다.
이중 가족을 만난 사람은 1천800명에 불과합니다.
남아있는 이산가족의 80%도 70대 이상 고령자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되더라도 한 해에 100~200명이 만나는 현재 수준이라면 몇 백 년이 걸려야 모든 이산가족이 상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하지만, 대규모 상봉을 정례화하기는커녕 북한의 태도에 따라 예정된 상봉 행사가 취소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상봉이 어렵다면 전면적 생사확인만이라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조언이자 이산가족들의 바람입니다.
MBN뉴스 한성원입니다.
영상취재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