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 무산 소식에 가장 마음 아파하실 분들은 바로 죽기 전에 혈육의 얼굴이라도 보기를 소망했던 이산가족 어르신들이겠죠.
또 한 번의 허탈한 소식에 이젠 더 이상 기대조차 않는다며 실낱같던 희망의 끈을 놓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홍승욱 기자입니다.
【 기자 】
정부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 직후 대한적십자사는 상봉 대상자들의 건강을 확인하느라 분주했습니다.
전화를 받은 이산가족 어르신들의 마음도 다시금 기대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 인터뷰 : 조영형 / 서울 종암동 (지난 7일)
- "애들 이제 다 자라서 64살이나 됐으니 내용을 잘 알겠죠. 재미있는 얘기 좀 듣고 오려고…. 갔다 와서 재미있는 얘기 듣고 오면 말씀드릴게요."
하지만 오늘(9일) 다시 북한이 거절의 뜻을 보내오면서 어르신들은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실향민
- "아주 갔다 와야 마음 놓지. 가기 전에 마음 못 놔요. 가야 간 거지 그렇지 않으면 간다고 해도 믿기지 않아…."
이젠 더 이상 기대도 없다며 체념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실향민
- "마지막으로 고향 소식이나 좀 알고 돌아가신 지인이나 좀 알까 싶어서 했는데 잘 안 되고…. 이제 포기하는 수밖에 없죠."
그리움과 실망에 지쳐 기대마저 놓아버린 어르신들의 눈에는 이제 눈물마저 말라버렸습니다.
MBN뉴스 홍승욱입니다.
영상취재 : 김회종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