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에 대해 미국 측은 "실망했다(disappointed)"는 입장을 밝혔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는 26일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이웃국가들과의 긴장을 높이는 행동을 취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는 실망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무부 등은 크리스마스 휴일이어서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고 주일 미국대사관을 통해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이어 케네디 대사관은 "일본과 관련국들이 과거부터 이어진 민감한 이슈를 다루는 건설적 방법을 찾고 지역의 안정과 평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 정부가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공식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응은 물론 미국의 입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이슈로 대미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일·미 동맹에 힘입어 센카쿠제도(尖閣諸島, 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일본 정부가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아베 총리는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날 오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했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2006년 8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이후 7년 4개월만이며 아베 정권 출범한지 1년만이다.
아베총리는 야스쿠니 참배 후 기자들에게 "일본을 위해 귀중한 생명을 희생한 영령에게 존숭(尊崇)의 뜻을 표했다"면서 "중국, 한국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아베 정권의 1년을 보고하는 의미에서 정권 출범 1주년이 되는 오늘을 택했다"면서 "(한국, 중국 정상
도쿄 중심가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현재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000여명이 합사돼 있다.
[최익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