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장성택 측근 망명설입니다.
장성택 숙청 얘기가 처음 나왔을때도 측근 망명설이 있었지만, 북한이 반당행위와 국가전복혐의로 장성택을 처형하면서 '측근 망명설'은 잠잠해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요 며칠 국내 언론들이 망명설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습니다.
MBN도 장성택 측근 망명에 대해 어제 처음 단독보도했습니다.
MBN 신혜진 기자의 보도 내용 잠깐 보시죠.
[장성택 측근 가운데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간 인원은 한 두명이 아닌 수십 명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구체적인 숫자는 말할 수 없지만, 수십 명에 이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집단 망명을 시도한 사람들은 주로 중국에 나와서 활동하던 경제·외교분야 종사자들과 군 외교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인터뷰 : 안찬일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북한의 예상이 빗나가는 주해, 심천지구로 옮겨서 제3국으로 빼돌릴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주목하지 않는 지역에 집결해 있다."
우리 군 정보사 블랙요원들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중국 보안요원들과 물리적 충돌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성택 측근의 망명설은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 의원의 말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유기준 / 새누리당 최고위원(어제)
- "현재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이 장성택 측근이자 군 출신으로 핵심 정보를 쥐고 있는 인물에 대한 합동신문을 진행 중이고 해당 인사는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초, 장성택 숙청 가능성에 대한 북한 내 기류를 감지하고 탈출해, 우리 정부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핵실험 등 군사 관련 정보들을 담은 기밀문서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망명을 시도 중인 인물은 북한의 무기거래, 군수업무를 총괄하는 제2 경제위원회 업무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의 비자금을 관장하는 제3 경제위원회 업무 일부를 맡은 것으로 전해져 그의 송환 여부에 우리나라와 주변국 간 외교전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당 최고위원의 말이니, 망명설이 전혀 얼토당토한 것은 아닐 겁니다.
당국과 청와대는 '아는 바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맞다' '아니다'가 아니라 긍정도 부정도 아닌 '아는 바 없다'고 하는 것은 민감한 사안임을 감안한 외교적 수사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어제 외교부 대변인의 논평입니다.
▶ 인터뷰 : 조태영 / 외교부 대변인(어제)
- ""(망명 기사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른 것으로 이해해 달라"
아는 바가 없으니 아는 바가 없다고 했을 뿐인데, 언론들이 너무 확대해석을 하고 있다는 뜻일까요?
그런데 이 망명인사가 중국에서 우리 정부 당국의 보호 아래 있다고 한다면, 외교부가 모를 리 있을까요?
적어도 정부 보호하에 있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아마도 외교부는 이 망명인사의 안전한 한국행과 중국과 민감한 외교 협상을 고려해 NCND를 한 것 같다는 인상을 진하게 받게 됩니다.
이 인사가 정말 고위급인지, 그리고 민감한 핵기밀이나 비자금 정보를 갖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고위급 인사의 망명이 맞다면 남북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습니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망명처럼 제3국을 통한 첩보전 같은 망명이 시도될 것이고, 북한은 이 인사의 한국행을 막기 위해 외교적 수단은 물론 암살까지 감행할 가능성도 큽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정보요원들과 북측 요원들의 충돌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제 MBN에 출연했던 김광진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김광진 /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어제 6시 뉴스와이드)
- "만약 부부장급 이상이나 상장급 이상 정도 나와있으면(망명하면) 엄청난 파장이 있겠죠. 많은 비밀 알고 있을 것이고, 장성택 관련 정보들, 지금 일어난 일들이 왜 일어났는지, 그 파급효과가 어떤 건지, 그리고 핵미사일 기술, 대남 도발 관련해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겁니다."
장성택 측근 망명설 때문일까요?
북한이 장성택 사건 이후 다시 우리에 대한 위협 발언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이 어제 국방위원회 명의로 우리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보낸 전화통지문 내용과 우리의 답변 내용을 보시죠.
"지난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를 맞아 남조선 보수단체들의 시위가 우리들의 최고존엄을 건드렸다. 예고 없이 남측을 타격하겠다- 북한 국방위원회"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단호히 응징하겠다 - 청와대 국가안보실"
북한의 도발 위협 가능성은 얼마전 김관진 국방장관이 내년 1~3월에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한 터라 그리 놀랍지 않습니다.
또 과거 2010년 3월 천안함이나 올해 2월 3차 핵실험 등이 있었기에 북한 도발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성탄절을 맞아 휴전선 인근 '애기봉' 성탄트리는 언제나 북한의 도발 명분이 됐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도발시 원점, 나아가 지휘부까지 타격했다는 우리의 경고를 가볍게 여기고 진짜 도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입니다.
▶ 인터뷰 : 김의도 / 통일부 대변인
- "성명을 통해서도 무자비한 보복을 하겠다는 식의 언급을 수차례 해 왔고 어제 표현도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그저 장성택 숙청으로 술렁이는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고 체제 결속을 도모하기 위해 남북 긴장을 극대화하려 한다는 겁니다.
어제 G20 관계자들의 방북을 허용하고 개성공단 실무회담도 개최한 것을 보면, 당장 도발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항상 예외가 있고, 예측 불허의 북한이다 보니 항상 도발 위협에 대한 경계는 해야 하지만 말입니다.
안그래도 어수선한 연말이 장성택 측근 망명설과 북한 도발 위협으로 더 어수선해지고 있습니다.
과도한 불안감이나 반응은 삼가고, 냉정히 대처하고 분석할 것은 그렇게 하며 대북 문제를 풀어가야 할 듯합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