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추모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경직된 모습이었습니다.
장성택의 죄목이었던 '건성건성' 박수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묵념이 시작되자, 참석자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입니다.
군 열병식을 방불케 하는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1분 넘게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일어서자, 청중들은 뒤질세라 서둘러 일어서 손뼉을 칩니다.
손뼉을 치는 손 높이는 얼굴까지 올라왔고, 쉴새 없이 손바닥을 마주칩니다.
주석단에 오른 지도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김 제1위원장의 옆자리에 앉아 2인자의 위상을 알렸다는 최룡해는 물론, 90세를 바라보는 김영남도 예외는 아닙니다.
주변은 신경도 쓰지 않는 김 제1위원장과 달리 나머지 모든 사람들은 양손을 가지런히 모은 부동자세를 유지했습니다.
추모대회를 찾은 외국인 참석자들의 편안한 자세가 어색해 보일 지경입니다.
북한은 처형된 장성택의 죄목 중 하나로 김 제1위원장 앞에서 건성건성, 오만불손한 태도를 보였던 점을 꼽았습니다.
70분간 진행된 추모대회 내내 이어진 긴장감.
어제 추모대회에서는 경애하는 원수님,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등의 호칭이 40번 넘게 사용되며 충성경쟁이 이어졌지만, 장성택의 숙청이 북한 지도부에 어떤 의미인지 짐작해 보게 하는 대목입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