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주요 쟁점 법안 처리시 3/5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한 '국회 선진화법'에 대해 위헌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습니다.
야당에 발목잡혀 주요 법안 처리를 하지 못하니 여당으로서는 답답할 수 밖에 없겠죠.
야당 역시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을 어물쩡 넘어갈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는데, 아무런 성과없이 되돌아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여야 모두 강 대 강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대치 국면의 한 축에는 문재인과 김무성이라는 거목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금 전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정상회담 NLL 회의록 불법 유출과 관련해 검찰에 출두했습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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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서면조사만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권의 성토가 이어지자, 김무성 의원 쪽은 자진해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앞서, 지난 주에는 문재인 의원이 회의록 미이관 문제로 검찰에 자진 출두했습니다.
문재인 의원의 말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당 국회의원(11월7일)
-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는 NLL을 확실히 지켰습니다. 멀쩡히 살아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는 잡으라는 도둑은 안 잡고 오히려 신고한 사람에게 너는 잘못이 없느냐라고 따지는 격입니다."
문재인 의원이 말한 도둑이란 아마도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 회의록을 봤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이겠죠.
한 사람은 지난 대선의 야당 후보로, 또 한 사람은 박근혜 캠프의 총괄 선대본부장을 지냈습니다.
두 사람이 이렇게 대선 1년 후에 다시 검찰 앞에 서야 하는 것은 아마 숙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1년 전 했던 말들 때문입니다.
그때 그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당 의원(작년 12월 17일)
- "지금 남은 것이 무엇입니까? NLL 회의록 그렇죠? 제가 그 회의록 최종적으로 감수하고 정부 보존 기록으로 남겨두고 나온 사람입니다. 제가 그 회의록 속에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하거나 다시 NLL 주장하지 않는다거나 그런 언급 있다면 제가 책임진다고 진작에 공언했죠?"
▶ 인터뷰 :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6월27일 최고중진회의)
- "지난 대선 때 이미 내가 그 대화록을 다 입수해서 읽어봤다. 그 원문을 보고 우리 내부에서도 회의를 해봤지만, 우리가 먼저 까면 모양새도 안 좋고 해서 원세훈(당시 국정원장)에게 대화록을 공개하라고 했는데 원세훈이 협조를 안 해줘 가지고 결국 공개를 못 한 것이다. 그런데 내가 너무 화가 나서 대선 당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 3시쯤 부산 유세에서 그 대화록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울부짖듯 쭉 읽었다."
어쨌거나 두 사람은 자신들이 한 말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검찰의 수사는 이렇게 회의록 유출과 회의록 미이관, 두 단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소환은 회의록 논란을 마무리짓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수사 결론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상황은 또 달라질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검찰 안팎에서는 회의록 불법 유출과 관련해서는 '혐의 없음'이, 회의록 미이관과 관련해서는 '실무자 처벌'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소문대로 수사 결과가 나온다면 야권은 또 반발할 게 불보듯 뻔합니다.
국정원 선거개입과 함께 이 사안도 특검으로 가자고 할 게 뻔합니다.
검찰 수사는 꼬인 정국의 마무리가 아닌 확전의 불씨를 댕기는 꼴이 될겁니다.
안그래도 야권은 지금 독이 잔뜩 오른 상태이니까요?
김무성 의원의 검찰 출두를 바라보는 여야의 속내가 복잡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