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의 노골적인 성 관계 요구를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은 여군 대위 이야기 들어보셨죠?
여군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왜 없어지지 않나 했더니, 기소를 안 하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오지예 기자입니다.
【 기자 】
"하룻밤만 자면, 군 생활이 편해질 것이다."
여군인 28살 오 모 대위가 직속상관의 성 관계 요구에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군 당국은 엄벌을 약속했습니다.
▶ 인터뷰 : 권오성 / 육군참모총장 (지난달 24일)
- "그 사건을 보고 받고 현재 저희 군의 실정을 또다시 한번 반성해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숨진 오 대위의 상관인 37살 노 모 소령은 모욕과 추행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문제는 군사 재판에 넘어가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겁니다.
최근 5년간 여군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모두 65건.
하지만, 이 가운데 실형을 선고받은 건 단 3건뿐입니다.
심지어 절반이 넘는 38건은 아예 불기소 처리가 됐고, 나머지 17건도 감봉이나 견책 수준의 경징계에 그쳤습니다.
일반 공무원은 올 연말부터 성범죄 사실이 확인되면 파면 조치까지 되는 것에 비하면, 군인들은 성범죄를 저지른 후에도 버젓이 군생활을 계속하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박경훈 / 변호사 (군 법무관 출신)
- "(현역은) 옷을 벗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형량 자체를 대폭 낮춰서 벌금형을 선고한다든가 징계수위도 파면이나 이 정도까지는 이르지 않도록…."
성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날로 엄격해지고 있는데, 유독 군대 내에서만큼은 성범죄에 대한 인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오지예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