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캐나다의 한 군인이 머나먼 이국 땅에서 전사했습니다.
아버지를 잃고 다른 곳에 입양됐던 두 아들은 60년 만에 아버지의 마지막 숨결이 남아있는 대한민국에서 뜨거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김지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9월 5일, 캐나다 25여단 소속 저격수였던 안드르 레짐발드는 경기도 연천의 355고지 전투에서 중공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전사했습니다.
그와 약혼녀 사이에는 3살과 갓 태어난 두 아들이 있었지만 전사 이후 각각 다른 집으로 입양이 됐습니다.
서로의 존재를 모른채 60년을 살아오던 두 아들이 아버지가 숨진 한국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믿기지 않아."
"컴퓨터에서 본 얼굴이랑 다르네."
"맞아, 형도 그래."
2006년, 동생은 아버지가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아버지 곁을 지켜왔고, 형은 정전 60주년을 기념한 캐나다 현지 언론 보도를 보고 나서야 동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 인터뷰 : 안드르 브리즈브아 (형)
- "저에게 다른 형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정말 놀랐습니다. 한국 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됐는데 제 동생의 나이도 60세입니다."
▶ 인터뷰 : 레오 드메이 (동생)
- "어렸을 때부터 웃고 싸우고 다투기도 하고 하는 일들을 겪게 되는데 60년동안 그런 일을 겪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만나게 되어 감사할 뿐입니다."
영연방 6·25 전사자 초청 행사에 참가한 두 형제는 전쟁기념관 유엔참전용사 전사자 명비를 찾아 아버지의 넋을 기렸습니다.
또 다음 주에는 유엔기념공원에서 개최되는 추모식에 참석하고 판문점 등 분단의 현장을 찾아 숭고한 희생의 의미를 되새길 예정입니다.
MBN뉴스 김지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