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국정원 논란'과 관련해 연일 정면충돌하고 있습니다.
수세에 몰린 듯한 새누리당이 반격에 나섰고, 민주당은 총공세를 벌이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어제 국정원 트위터 관련 수사에 고의적인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최경환 / 새누리당 원내대표(어제)
- "5만여 건 댓글 중 대북 심리전 내용도 상당수 포함됐다. 권력기관이 선거에 조직적 개입했다는 것은 매우 중대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이를 뒷받침 증거 자료 의혹이나 실수 없어야 한다."
최 원내대표는 짜맞추기 수사를 위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고의적 오류인지 당시 수사팀이 해명하라고 압박을 가했습니다.
윤석열 전 수사팀장과 수사팀은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앟고 있습니다.
국정원 트위터 글 5만 여건과 국정원 직원 3명 추가 기소로 수세에 몰린 듯한 새누리당이 반격에 나선 걸까요?
새누리당의 공세로 검찰 수사의 정당성이 의심받게 됐습니다.
관련 수사팀장이 바뀌고,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가 내정된 터라 수사 방향이 180도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새누리당의 공세는 수사 방향 전환을 염두에 둔 것일까요?
정홍원 총리가 어제 담화문을 발표한 것도 민주당의 정치 공세를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 인터뷰 : 정홍원 / 국무총리(오늘)
- "정부는 국정원 댓글을 포함한 일련의 의혹에 대해 실체와 원인을 정확히 밝힐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처음부터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고, 검찰 수사와 함께 국정조사를 통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서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여권 전체가 이제 국정원 논란에 대해 더 이상 민주당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일까요?
그러면서도 민생을 챙기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황우여 / 새누리당 대표
- "정치권은 이제부터 대선 정국 뛰어넘어 외교 국방 재정 복지 등 국가 현안과 민생의 본분에서 활발한 토론과 국민적 합의 도출해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마땅히 할 바를 다 해야합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총공세를 벌이고 있습니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박 대통령 사과와 남재준 국정원장, 황교안 법무장관, 길태기 대검차장, 조영곤 중앙지검장 4명의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특검 도입도 촉구했습니다.
▶ 인터뷰 : 박홍근 / 민주당 의원(어제)
- "정홍원 국무총리와 남재준 국정원장, 황교안 법무부장관 등 내각을 총 사퇴시키고 청와대 비서실을 전면 개편하라."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대검찰청을 찾아가 댓글 의혹과 관련해 엄정한 수사를 당부하고 부당한 외압 차단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당 대표부터 초선의원까지 당 전체가 국정원 논란에 뛰어든 모습입니다.
▶ 인터뷰 : 김한길 / 민주당 대표(어제)
- "헌법수호 세력과 헌법불복 세력 사이의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싸움이다. 민주당은 여기서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김 대표의 말은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민주당이 끝장을 보겠다는 상대는 바로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말이 없습니다.
정홍원 총리가 대신 답했다고 보는 걸까요?
야구장을 찾고, 아리랑 공연을 보는 모습은 박 대통령이 당분간 국정원 논란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게 합니다.
야당이 아무리 요구하고, 문재인 의원이 '응답하라'고 촉구해도 말입니다.
박 대통령은 이처럼 이제 민생과 국정운영에만 전념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던졌습니다.
민심은 어디로 흐를까요?
연일 정쟁에 휩싸인 여의도 국회와 민생에 전념하는 청와대, 어느 쪽에 무게를 실어줄까요?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 주보다 1%p 하락한 56.9%를 기록했습니다.
2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3.1%p 상승한 36.4%로,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새누리당이 2.7%p 하락한 46.1%, 민주당은 1.9%p 상승한 26.4%로 나타났습니다.
(2013년 10월 21일~10월 25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 2.0%p)
야당의 공세가 거세질수록 당분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더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국민이 정쟁에 지쳐간다면, 정치권의 공방이 너무 격해진다면,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민생에 전념하는 대통령이 더 점수를 얻을 지 모릅니다.
지금 국면에서는 국민 여론
다만, 서민 살림살이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민생 법안 100여개는 국회에서 여전히 발목이 잡혀 있는데, 정치권이 이를 외면한다면 그 결과는 여야 모두에게 참혹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