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고객으로 위장해 금융회사의 서비스를 감시하는 '미스터리 쇼핑' 들어보셨죠? 한 마디로 암행 감찰인데요.
그런데 금융감독원이 이 업무를 특정 조사업체에 몰아줘 수십억 원의 이득을 안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감원 공식업체라는 말이 돌면서 금융회사들은 앞다퉈 일감을 맡겼습니다.
이준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9년 금융감독원은 국내 대형 조사 업체인 A사·B사와 미스터리 쇼핑, 즉 암행 감찰 계약을 체결합니다.
금감원을 대신해 은행·증권·보험사의 고객 서비스를 몰래 들여다보고, 그 결과를 감독 당국에 통보하는 겁니다.
문제는 금감원이 국내 40여 개 조사업체 중 유독 이 두 업체에게만 5년 동안이나 계약을 몰아줬다는 겁니다.
공개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이라 다른 업체들에게는 기회조차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국내 조사업체 관계자
- "미스터리 쇼핑은 일반적으로 모든 조사회사들이 할 수 있는 거고요. 기회가 없어서 못한 거죠."
▶ 스탠딩 : 이준희 / 기자
- "금감원이 지정한 조사업체라는 말이 돌면서 금융회사들은 앞다퉈 미스터리 쇼핑 자체 점검 계약을 맡겼습니다. 시험 출제자에게 사전 과외를 받겠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금융업계 관계자
- "일종의 모의고사죠. 그게 결국 금감원 기준이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금감원 기준대로 평가하는 거니까."
이렇게 3년 동안 두 업체가 벌어들인 돈은 30여억 원, 금감원과 체결한 계약금의 무려 10배에 달합니다.
▶ 인터뷰 : 송광호 / 새누리당 의원
- "큰 조사업체의 시장 독식을 막고 중소 조사업체들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금감원은 뒤늦게 올해부터 중소 조사업체 참여를 허용했지만, 특혜를 받아온 두 업체와는 여전히 계약을 유지했습니다.
MBN뉴스 이준희입니다.[ approach@mbn.co.kr ]
영상취재 : 변성중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