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안타까운 건 이산가족들이 다음 상봉을 기약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자여서 하루가 급합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6·25 전쟁 때 인민군으로 참전했다가 이산가족이 된 87살 김영준 할아버지.
60년 만에 딸을 만나게 돼 상봉의 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지만, 지난 19일 안타깝게 눈을 감았습니다.
▶ 인터뷰 : 김영준 / 남측 상봉 대상자(지난 17일)
- "기쁘죠. 이산가족으로 지내다가 만나게 됐는데 기쁘죠."
우리나라 전체 이산가족은 12만 9천 명.
이 가운데 5만 명 이상이 벌써 숨졌고, 7만 2천여 명만 살아 있습니다.
남아있는 이산가족의 80%도 70대 이상 고령자입니다.
이런데도 상봉 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
이산가족 가운데 가족을 만난 사람은 1천800명에 불과합니다.
한 해에 100명이 만나는 수준으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다면 모든 이산가족이 가족을 만나는 데 무려 700년 이상이 걸립니다.
이산가족의 사망률과 예상 수명을 고려하면 70대 이산가족들은 10년 안에 대부분 사망하고 20여 년 뒤면 모두 숨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 인터뷰 : 허정구 /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장
- "이산가족들이 연간 4천 명에서 5천 명 정도 돌아가시고 하루에도 10여 명 이상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대규모 상봉을 정례화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상봉이 어렵다면 전면적 생사확인만이라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이자 이산가족들의 바람입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2kwon@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양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