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되는 국제사회 제재와 한·미·중의 3각 공조 속에 북한이 고립은 더 심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북한은 오늘 라오스에서 북한으로 강제 북송된 탈북 청소년 9명의 신상과 이들의 발언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북한조선중앙TV 영상 잠깐 보겠습니다.
'남조선 괴뢰패당의 유인납치 행위로 남조선에 끌려가다 공화국의 품으로 돌아온 청소년들의 좌담회가 열렸다'
이들 청소년은 좌담회에서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목사의 집에서 5개월∼3년 동안 살다가 이 목사에 의해 차를 타고 중국 국경을 넘게 됐고, 라오스 정부가 자신들이 한국으로 유괴되는 중이라는 사실을 밝혀내 평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전한 내용만 보면 이들 청소년은 강제 납치돼 한국으로 끌려갈 뻔하다가 다시 북한으로 간 셈입니다.
이 말을 믿어야 할까요?
이들이 지난달 강제 북송된 이후 우리를 비롯해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해 신변 보장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심지어 지난 18일 영국에서 열린 세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은 '북으로 송환된 난민(탈북자) 처우를 포함해 인권침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기를 촉구한다'는 성명까지 채택했습니다.
G8 정상회담 차원에서 탈북자 인권 문제를 제기한 것은 처음입니다.
북한은 탈북 청소년을 공개함으로써 이런 국제 사회의 목소리를 무마시키려 했던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탈북자들의 실상이 감춰지는 것은 아니겠죠?
이제 이들의 운명은 또 어떻게 될까요?
북한의 다급함은 베이징을 방문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행보에서도 읽힙니다.
중국과 전략대화를 한 김계관은 '어떤 형식의 대화를 통해서든 핵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중국의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북한이 6자회담을 포함해 어떤 회담이든 다 하겠다는 겁니다.
남북당국회담과 북미 대화가 자기들 뜻대로 되지 않자 큰 형님뻘인 중국을 찾아가 엉엉 운 셈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비핵화 의지가 없는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을 모면하려는 속셈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자, 봐라! 우리는 6자회담이든 뭐든 대화를 통해 핵을 포기하겠다고 하는데, 남한과 미국이 들어주지 않고 있지 않느냐'
이런 변명을 하고 싶었던 셈일까요?
북한은 억울하다며, 대화 의지를 애써 강조하고 있지만 한·미·일 3국은 "대화하려면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냉담한 반응입니다.
지난해 2월 북한이 미국과 약속했다가 파기한 '2.29 합의'부터 먼저 실천하라는 겁니다.
'2.29 합의'엔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 우라늄농축 중단,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복귀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6자회담을 또 할 필요는 없고, 이전 합의 사항을 그냥 실천하면 된다는 한·미·일 압박을 반박할 근거가 없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참으로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여기서 북한 전문가 전화로 연결해 탈북청소년 문제와 북한 6자회담 대화 제의의 배경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1. 먼저, 북한이 탈북 청소년 9명을 공개한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2. 한국 목사에 의해 강제 납치됐다는 이들의 말을 믿어야 할까요?
3. 공개 이후 입막음을 위해 이들을 혹 처형하거나 감금하는 건 아닌지요?
4. 김계관이 6자회담이든 뭐든 대화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배경이 뭐라고 보십니까?
5. 한미일 3국은 2.29 합의부터 실천하라며 6자회담에 응할 뜻이 없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6. 중국이 북한 편을 들어줄까요?
7. 개성공단을 포기하겠다는 기업인들 성명도 나왔는데요. 개성공단 운명 어떻게 되리라 보십니까?
8. 마지막으로 지금 다시 정치권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NLL 포기 발언 논란이 일고 있는데, 혹 남북 관계에 영향을 주리라 보십니까?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북한이 강제북송 청소년들을 공개해 아마 탈이 없다는 것을 애써 강조하고, 중국을 찾아가 대화를 할 테니 도와달라고 하는 것은 역으로 북한이 처한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립이 더 깊어지고, 유엔의 경제적 제재는 더 강화하고, 북한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스스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자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