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남북 당국 간 회담이 무산된 건, 바로 수석대표의 '격' 때문이었습니다.
혹시 이번 북미 회담도 누가 나오느냐를 놓고 싸울까요.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오지예 기자입니다.
【 기자 】
북한의 북미회담 제안은 남북회담 제안할 때와 비슷합니다.
대화 의지가 있다, 회담 장소와 날짜는 일임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점이 꼭 닮았습니다.
하지만, 회담 주체는 달랐습니다.
우리 정부에 '당국'으로 제안한 것과 달리 미국에는 그동안 북미회담의 전철대로 '고위급'을 명시했습니다.
북미 간 첫 만남은 지난 1993년.
북한의 핵확산 금지조약 탈퇴 문제를 계기로 양국은 강석주 외교부 제1부부장과 로버트 갈루치 미 국무부 차관보를 내보냈습니다.
이른바 외교부 2인자로 비슷한 지위입니다.
2011년 두 번 열린 북미 고위급회담에서도 마찬가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마주했습니다.
이듬해 열린 회담에서는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6자회담 수석대표로 바뀌었지만, 양국은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전현준 /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북한이 생각할 때 미국과의 문제는 외교문제 또는 국제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남북문제는 통일, 민족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이처럼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는 회담 추진 단계부터 대화 상대의 급을 정하는 등 사전 조율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남북당국회담 무산처럼 '격' 논란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오지예입니다. [calling@mbn.co.kr]
영상취재 : 김인성 기자
영상편집 : 홍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