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남북 실무회담 접촉을 마친 양측은 같은 듯, 서로 다른 발표문을 각각 발표했습니다.
모레 열리는 남북 당국회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남북의 동상이몽, 통일외교팀 정광재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정기자! 마라톤 실무회담 끝에 나온 발표문, 우선 의견을 같이한 부분부터 살펴보죠.
【 기자 】
네, 남북 실무회담 대표는 17시간 회담 끝에 모두 6개 항의 발표문을 발표했습니다.
7문장, 390여 자의 비교적 짧은 발표문인데요.
당초 합의문 형식으로 발표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문구 조율 과정에서 이견이 노출돼 결국 발표문으로 대체됐습니다.
남북 실무 대표단은 각각의 발표문을 공개했는데요, 6개 항 가운데 1항과 2항, 5항과 6항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같습니다.
이렇게 남북이 완벽하게 뜻을 같이한 부분은 회담 개최 시기와 회담의 명칭, 북측 대표단의 왕래 경로와 추가 실무 문제 논의 방법입니다.
【 앵커멘트 】
그렇다면, 이견이 노출된 3항과 4항에는 어떤 내용이 포함됐고, 또 어떻게 달랐나요?
【 기자 】
3항은 남북 당국회담의 의제를 명기하고 있고 4항은 회담 대표단의 구성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당국 회담 의제에 대해 우리 측은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 등 당면하게 긴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로 표시한 반면,
북한은 여기에 "6·15 및 7·4발표일 공동기념 문제와 민간 래왕과 접촉, 협력사업 추진 문제"를 추가했습니다.
우리는 추가 의제를 정의하는 데 있어 '포괄적인 접근'을 주장한 반면 북한은 6·15와 7·4 공동 기념 문제 등을 '명시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셈입니다.
회담 대표단 구성에 대해서는 우리 측이 "남측 수석 대표는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로 못박았지만, 북한은 "북측 단장은 상급 당국자"로만 표기했습니다.
【 앵커멘트 】
언뜻 보면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 작은 차이가 실제 회담에 영향을 주진 않을까요?
【 기자 】
네, 실무회담에서 이견을 보였던 만큼 실제 회담에서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특히, 북한이 왜 6·15 및 7·4 발표일 공동 기념 문제와 협력사업 추진 문제를 별도로 넣어 발표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또 대표단장을 장관급으로 못 박은 우리 측과 달리 '상급 당국자'로만 표기한 북한의 발표문을 봤을 때, 북한에서는 우리 측이 기대한 장관급에 미치지 못하는 인사가
또, 박근혜정부 대북 정책의 최종 목표라고 할 수 있는 '한반도 비핵화'는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당국회담에 임하는 남과 북의 이런 동상이몽은 앞으로 진행될 남북 대화의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정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