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이어진 실무접촉에서 수석대표를 누구로 할지는 남북이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나오기를 희망했지만 북한이 난색을 표한건데, 그 이유가 뭘까요.
신동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남북문제를 총괄할 수 있는, 이른바 '격'이 맞는 인물끼리 대화하자며 우리측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북한측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수석대표 선정을 제의한 우리 정부.
문제는 직급이었습니다.
북한 통일전선부 부장이 우리의 장관급이 아니라 북한에서는 '부총리'급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실제 지난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때, 우리 대통령을 보좌한건 부총리 한 명과 장관급 3명이었지만 북한 지도자를 보좌한건 김양건 통전부장 한 명이었습니다.
따라서 한 단계 아래인 원동연 통전부 부부장이 우리의 장관급에 해당해, 북한으로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게다가 김정은과 독대가 가능한 김양건 통전부장이 올 경우, 남측이 천안함과 연평도 등 민감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습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탐탁치 않을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김용현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북측에 책임 있는 사람이 김양건이라는 판단을 우리 정부는 하는 것 같고 그 과정에서 김양건이 만약 오게 된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특사 성격까지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무게감 차원에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만약 격이 서로 맞지 않으면 시작부터 상호 신뢰하기 어렵다."라며 회담 이틀전까지도 북한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신동규입니다.[easternk@mbn.co.kr]
영상취재 :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