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0차례 회의를 거듭하는 등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습니다.
양측이 맞선 쟁점은 무엇이었는지 이기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실무접촉 대표단은 2차례 전체회의와 8차례의 수석대표 회의를 거듭했습니다.
회의에서 논의한 결과를 서울과 평양에 보고해 수정안을 만드는 과정이 반복된 겁니다.
초반 원활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던 협상은 회담 의제와 수석대표급 문제로 접어들며 난항을 겪었습니다.
남북은 결국 두 가지 의제에 대해 고집을 꺾지 않고 반쪽짜리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측은 산적한 남북관계 현안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대표로 나와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북측은 회담대표를 상대가 지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남측은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로, 북측은 상급 당국자라는 서로 다른 발표문을 내놨습니다.
회담의제에 대해서는 북측이 제기한 6·15 선언과 7·4 성명 공동기념행사 문제를 우리 측이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통일부는 회담 의제를 일일이 열거하기보다 포괄적인 표현이 적절하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이 6·15 선언 등 남북관계의 근본문제로 접근하는 반면, 정부는 개성공단 등 현안을 위주로 풀어가겠다는 입장으로 첨예하게 맞선 겁니다.
실무접촉에서부터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면서 남북 당국 간 회담의 험로를 예고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