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탈북자 강제북송 사태에서 우리 외교부의 안이한 대처를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라오스 한국 대사관 측에게 보냈다 묵살된 절박한 문자메시지들이 공개됐는데요.
외교부의 심정은 아마 유구무언일 겁니다.
윤석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으로 이동하기 전 해맑게 웃는 9명의 탈북 청소년들.
하지만, 불과 2시간 뒤 이들은 라오스 경찰의 불심검문에 걸리고 맙니다.
탈북 청소년들과 인솔자인 주 목사 부부가 라오스 이민국에 억류되자 한국에 있는 주 목사의 어머니는 이런 사실을 라오스 주재 한국 대사관에 소상히 알렸습니다.
연행 직후인 5월 15일, 아들의 연락이 끊겨 걱정되니 알아봐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냅니다.
이틀 뒤인 17일엔 북한 관계자가 탈북 청소년들을 조사하고 갔다는 정보를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희태 / 북한인권개선모임 사무국장
- "북한대사관 관계자가 와서 아이들 사진을 각각 찍어갔고요. 24일엔 아이들에게 문서에 서명하라고 해서 서명을 받아갔습니다."
탈북 청소년들이 북한 대사관으로 끌려간 27일에 보낸 문자메시지는 더욱 다급합니다.
너무 오래 연락이 안 되니 면회를 가 달라고 부탁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어디론가 끌려갔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 탈북 청소년들은 북한 대사관으로 끌려갔고, 주 목사의 어머니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대사관을 향해 결국 화를 내고 맙니다.
▶ 인터뷰 : 박선영 / 전 의원
- "탈북자 업무를 사람의 문제, 생명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귀찮은 일로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 외교 당국의 발 빠른 대응만 있었어도 강제북송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란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석정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