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 머물던 탈북자가 강제 북송된 데는, 우리 대사관 책임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탈북자들이 주 라오스 대사관 측에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그때마다 외면당하고 말았습니다.
오지예 기자입니다.
【 기자 】
1. "우리 대사관이 외면했다"
중국에서 라오스로 건너간 탈북자 9명과 이들을 보호한 주 모 선교사는 지난 10일, 라오스 경찰과 마주칩니다.
불심검문에 '한국에서 온 관광객'이라고 둘러댔지만, 거짓말이 탄로 날 위기에 처했고 다급한 마음에 우리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탈북자 신분을 밝혀라'였고, 곧바로 체포됐습니다.
2. 체포 후에도 수수방관
체포 후에도, 주 선교사의 도움 요청은 계속됐습니다.
주 선교사는 우리 대사관에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오히려 '도청 가능성이 있으니 전화를 하지 마라'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이 사이 북한 당국자들은 라오스 이민국이라 속이고 탈북자들을 조사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3.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불안해진 탈북자들은 우리 대사관으로 직접 가겠다고 의사를 밝혔지만, 대사관은 이조차 말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라오스 한국 대사관 관계자
- "본부에 전화를 해주세요. 답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결국, 탈북자들은 라오스에 머문 17일 동안 우리 대사관 직원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채 강제 북송되고 말았습니다.
▶ 인터뷰 : 정 베드로 / 북한정의연대 대표
- "(탈북자를 위해) 우리나라국외 대사관에 보호 요청을 하고 연락을 했다가 거부당했고…. 한 달 동안 갇힌 적이 있습니다."
탈북자 단체들은 내일(31일) 이번 북송 사태에 대한 항의 집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오지예입니다. [calling@mbn.co.kr]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