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을 더 이상 젊은 애송이 지도자로만 볼 수 있을까요?
3차 핵실험 이후 미사일 위협, 그리고 개성공단 출입제한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김정은이 직접 짠 하나의 각본으로 우리 정부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무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여러분 혹시 바둑 좋아하십니까?
▶ 스탠딩 : 이무형 / 기자
- "여기 한참 패싸움이 벌어지며 막바지에 접어든 바둑판이 하나 있습니다."
자, 이 바둑 누가 두고 있는 걸까요?
"잘 짜여진 바둑 한 판을 두고 있는 것과 같다."
최근 정부 소식통이 기자들을 만나 북한 주도하에 벌어지고 있는 현 정국을 한 마디로 분석한 말입니다.
얼핏 보면 북한은 어느 날은 미사일을 쏜다고 위협했다가, 또 갑자기 개성공단 출입을 막아서고...
철부지 어린 아이처럼 중구난방 뜬금없는 생떼를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난 정부 소식통은 그렇지 않다고 단호히 잘라 말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지금 북한의 위협은 두 개의 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하나는 미사일입니다.
직접 발표하진 않았지만, 이미 무수단 미사일이라고 모두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보유한 많고 많은 미사일 가운데 왜 하필 무수단일까요?
이 무수단 미사일은 태평양 괌에 있는 미군 공군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갑니다.
다시말해 미사일 카드는 우리 남한이 아니라 바로 미국을 직접 겨냥하고 있습니다.
그 근거로, 그동안 북한이 발표한 핵이나 미사일과 관련한 모든 성명이나 담화는 외무성을 통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축은 바로 개성공단입니다.
북한의 돈줄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개성공단이 멈춰서면 우리 남한의 손실이 북한보다 더 컸으면 컸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미국과는 관련없는 개성공단.
바로 우리를 향한 카드라고 보시면됩니다.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이른바 조평통이 개성공단을 어르고 달래고 있습니다.
철저히 분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시 바둑판으로 돌아 가볼까요?
치밀하게 짜여진 이번 바둑의 대국자로 앉은 북한의 선수는 바로 김영철입니다.
지난 30년간 대남 업무만 전담했고 남북회담에만 수십차례 참석해 '협상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인물입니다.
올해 초 핵실험 이후 대남 대미 공세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김영철을 두고 정부 소식통은 "바둑 한판을 제대로 둘 수 있는 인물"로 표현했습니다.
자 바둑판 뒤에 또 한 명이 보이시죠?
이 모든 바둑판을 뒤에서 조종하는 사람.
바로 김정은입니다.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에게 배운 것은 '대마불사'
'핵' 이라는 대마만 쥐고 있으면 결국 마지막에는 미국과 남한이 고개 숙이고 찾아오더라는 과거의 경험과 믿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마'도 죽을 수 있는게 바로 바둑이라는 사실을 이번에는 반드시 가르쳐야 할 때라고 정부 소식통은 이야기를 끝냈습니다.
어제 정부가 던진 실무회담 제의가 대마를 잡을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요?
MBN뉴스 이무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