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어젯밤 자정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됐습니다.
군 통수권을 넘겨받은 박근혜 당선인은 오전 취임식을 하고 청와대에 입성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 내용을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대통령
- "창조경제의 중심에는 제가 핵심적인 가치를 두고 있는 과학기술과 IT산업이 있습니다. 저는 우리 과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기술들을 전 분야에 적용해 창조경제를 구현하겠습니다. 새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는 이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창조경제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에서 강한 의지가 묻어납니다.
그런데 정작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박 대통령의 공약을 실천할 공무원들은 이삿짐조차 싸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학 쪽 공무원들은 여전히 세종로 청사에 머물며 취임식을 지켜보는 게 오늘 할 일이었습니다.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새로 이름이 바뀐 교육부에 남아 있을 수도, 또 미래창조과학부로 가지도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셈입니다.
현재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은 비보도 방송채널의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문제입니다.
새누리당은 보도 기능이 있는 방송채널은 여전히 방송통신위원회 아래 두고, 비보도 부문은 미래부로 넘겨 진흥시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보도 부문이든, 비보도 부문이든 공정성과 공공성이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방통위에 남겨둬야 한다는 견해입니다.
새누리당은 어제 긴급최고위원 회의를 열어 민주통합당에게 새로운 제안을 했습니다.
황우여 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황우여 / 새누리당 대표(2월24일)
- "야당이 비보도 방통 부분 미래부에서 통신과 융합해 관장할 수 있게만 해주시면 새누리당은 추가적으로 방통위가 독립적으로 업무 수행할 수 있도록 방통위 법적 지위를 중앙 행정기관으로 격상시키고, 소관 사항에 대해서는 미래부 장관과 공동으로 법령 재개정권 갖도록 하는 방안 심도있게 검토하겠습니다."
코바코 등 방송광고 판매 부문도 방통위에 귀속시키겠다고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이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박기춘 / 민주통합당 원내대표(2월 24일)
- "방송통신위원회의 몇 개 과 업무이관 문제를 협상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걱정은 방송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과 독립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고 이런 점은 양보할 수 없는 마음입니다. 협상 과정에서 여당은 양보가 없고 무조건 독임제 미래창조과학부로 옮기겠다는 것이고, 이것에 대해 걱정인 것입니다. 또 다른 방송장악이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통상 부문을 외교통상부에서 산업자원통상부로 이관하는 문제까지 다시 꺼내 들 판입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 워낙 강한 만큼 쉽게 양보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내일 총리 인준과 함께 정부조직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까요?
공무원들은 이삿짐을 쌀 수 있을까요?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국회 의사당 앞에서 취임식을 하고 있는데, 그 국회는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셈인가요?
취임식 날 이상한 일은 또 있습니다.
오늘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할 실무 비서관들의 이름이 공식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비서관들은 개별 통보를 받고 업무를 시작했지만, 아직도 어느 자리에 누가 가는지 알지 못합니다.
비서관들의 임명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것은 '조용한 보좌'를 강조한 박근혜 대통령의 뜻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청와대 비서관 자리는 중앙부처 1급에 해당하는 자리로 재산공개를 할 정도로 막중한 자리입니다.
이런 분들의 면면은 국민이 좀 자세히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또 '깜깜이 인사'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오늘은 박근혜 정부의 5년 임기가 시작되는 날입니다.
5천만 국민 모두가 박근
정치적 당파 때문이 아니라 바로 서민과 국민의 삶을 위해서 말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취임사에서 했던 약속과 말들이 꼭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