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가 손을 잡고 한 길을 갈지, 아니면 각자 서로 다른 길로 갈라질지 갈림길에 섰습니다.
돌이켜 보면, 두 후보의 단일화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먼저 지난달 30일 단일화를 처음으로 공식 제안한 문재인 후보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후보(10월30일)
- "압박한다고 하고 단일화 놓고 서로 각 세우기 주도권 잡기니 이렇게 다가오니까 단일화 논의 자체를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어떤 단일화, 어느 시기 단일화, 어느 시기부터 단일화 시작돼야 하는지 터놓고 얘기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단일화 논의를 하자는 문 후보 말에 안 후보는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건 아니다'며 모호한 말을 던졌습니다.
그 얘기도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안철수 / 무소속 후보(10월30일)
- "지금은 저희가 해야 하는 일이 저희가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를 많은 분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고 갈 수 있는지 거기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게 선행이 안 되고 다른 얘기 나오는 건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11월10일까지는 정책 공약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그 이후에나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론은 안 후보에게 호의적이지 않았고, 마침내 안 후보는 문 후보의 회동 제안에 오케이 사인을 보냈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후보(11월4일)
- "이제 국민은 정말 단일화가 될 것인가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저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안철수 후보에게 제안합니다. 단일화의 시기와 방법을 합의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충분히 논의하도록 합시다. 저에게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습니다."
▶ 인터뷰 : 안철수 / 무소속 후보(11월5일)
- "우선 문재인 후보와 제가 만나서 서로 가치와 철학 공유하고 정치 혁신에 대해 합의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정권교체를 위해 더 많은 국민의 뜻을 모아갈 수 있습니다. 1+1을 3으로 만들어내면 정권교체 이루겠다는 약속을 먼저 하면 좋겠습니다. 기득권 세력을 이길 수있는 단일화 가치와 철학이 하나가 되는 단일화,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 돼야 합니다."
그리고 두 후보는 마침내 11월6일 단일화를 위한 첫 회동을 했고, 7개 합의사항을 내놨습니다.
가슴 벅차했던 그때 두 후보의 말을 잠깐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후보(11월6일)
- "단일화에 대한 논의가 늦어져서 이러다가 혹시라도 단일화가 안 되는 것은 아닌가, 정권교체 못 하는 것은 아닌가, 그렇게 염려들을 걱정들을 많이 하신다는 것도 잘 압니다. 오늘 그런 걱정들 덜어 드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만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인터뷰 : 안철수 / 무소속 후보(11월6일)
- "우선 시간 내 주신 문 후보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마도 오늘 만남이 민생을 살피는 새로운 정치의 첫걸음이 되고자 노력을 하겠습니다. 또 새로운 정치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 잊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나 금방 될 것 같은 단일화 논의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안철수 캠프 쪽에서 '안철수 후보 양보론'과 민주당의 지방 조직활동을 문제 삼으며 갑자기 협상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안철수 / 무소속 후보(11월15일)
- "(10초간 머뭇) 문 후보님 발언에 대한 것보다 그냥 제 심경을 말씀드리면 깊은 실망을 느꼈습니다. 단일화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과정을 통해서 양쪽 지지자들을 설득하고 힘을 모아서 거기서 선택된 후보가 저는 정권교체 그리고 정치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보다 결과에만 연연하고 이것을 경쟁으로 생각한다면 그 결과로 이기는 후보는 대선 승리할 수 없습니다. 국민께 많은 염려를 끼쳐 드려서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대로 가면 대선 승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후보(11월15일)
- "모르겠다. 모르겠고 우선 단일화 협상 과정이 늘 순탄하기만 하겠습니까? 중간 곳곳에 암초는 있기 마련인데 어찌 됐든 모이자마자 중단되는 모습 보여서 국민에게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부산에 내려와 있는 상태여서 정확한 상황을 다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는데 혹여라도 우리 쪽의 캠프 사람들이 뭔가 저쪽에 부담을 주거나 자극하거나 또는 불편하게 한 그런 일들이 있었다면 제가 대신해서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는 그런 일들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테니까 다시 또 단일화 협의를 해 나가자는 말씀을 안철수 후보 측께 드리고 싶습니다."
문재인 캠프는 안 후보 설득을 위해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와 단일화 방식을 안 후보에게 일임한다는 마지막 카드를 꺼냈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후보(11월18일)
- "안 후보 측과 조속한 단일화논의 재개를 촉구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이미 다양한 단일화 방안의 모색은 시간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여론조사 방식으로 한다고 해도 제대로 된 논의와 실행이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신속한 타결을 위해서 여론조사 방식이든 여론조사 +@ 방식이든 단일화 방안을 안 후보 측이 결정하도록 맡기겠습니다."
▶ 인터뷰 : 안철수 / 무소속 후보(11월18일)
- "문재인 후보와 제가 빠른 시일 내에 만나서 실무자에게 맡기지 말고 두 사람이 함께 뜻을 모아 해결하자고 동시에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광주 일정 끝내고 서울 올라가는 대로 빠른 시간 내에 만나서 해결하겠습니다. 단일화에 대해서는 제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날 저녁 다시 만났고, 단일화 협상은 다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그 협상 역시 순탄치 않았습니다.
여론조사+공론조사 방식을 놓고 티격태격했습니다.
여론조사 문항을 적합도로 할지, 경쟁력으로 할지를 놓고도 한 치의 양보가 없었습니다.
감정적으로도 격한 말이 오갔습니다.
▶ 인터뷰 : 우상호 / 민주통합당 공보단장(11월20일)
- "그동안 맏형으로서 하고 싶은 말 있어도 꾹 참고 양보하고 인내했지만, 방어 차원에서 이제는 어제 진행됐던 협상 내용을 공개할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유민영 / 안철수 캠프 대변인(11월20일)
- "우 공보단장이 통 크게 양보했다고 브리핑했지만, 그런 건 없었습니다. 점잖게 말씀드리는데 맏형 이야기는 그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양 캠프의 신경전은 위험수위로 치달았고, 지난 21일 TV토론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문 후보의 안철수 후보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후보(11월21일)
- "단일화 목적이 박근혜 후보 이기고 정권교체를 해내고, 이를 통해 새로운 정치 해낸다고 생각한다면 과연 누가 박근혜 후보를 이길 후보인지 판단하는 게 단일화 과정입니다. 정권교체 바라는 국민으로부터 누가 더 지지받느냐가 단일화 기준이 될 것입니다.
▶ 인터뷰 : 안철수 / 무소속 후보(11월21일)
- "제 생각엔 박근혜 후보와 경쟁했을 때 양자 누구에게 지지를 보낼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자 어제 두 후보가 직접 만났습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문 캠프는 마지막으로 '적합도 50% + 가상대결 50%'을 제안했고, 안 캠프는 역시 이를 받아 '지지도 50% + 가상대결 50%'를 역제안했습니다.
양쪽 모두 이게 마지막 제안이라며 배수의 진을 쳤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오늘 중으로 협상이 끝날 수 있을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MBN 뉴스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