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을 보면 대선이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추석 때 정국의 흐름이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과거 대선이 치러진 해의 추석 민심과 대선 결과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었는지, 김희경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지난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추석인 9월25일까지도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가 정해지지 않아 추석 민심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경선후보와의 치열한 경선 끝에 본선행을 거머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일찌감치 50%대의 지지율을 보이며 대세론을 형성했습니다.
결국, 이명박 후보는 역대 최대 표차로 대선 승부를 갈랐습니다.
1997년, 김대중, 이회창 후보의 양자대결이 이루어진 15대 대선에서도 김대중 후보가 추석 직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대통령으로 선출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2년에는 달랐습니다.
막판에 이루어진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라는 초대형 변수가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무소속 정몽준 후보,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의 3자 대결에서 이회창 후보와 정몽준 후보는 팽팽한 1~2위 접전을 보이고 노무현 후보는 20% 안팎의 지지율에 그쳤습니다.
여기에 이회창 후보와 정몽준 후보 사이의 격차가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이 눈에 띕니다.
가상 양자대결을 살펴보겠습니다.
이회창-노무현 당시 후보의 양자대결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8.8% 앞섰습니다.
그런데 월드컵 4강 진출의 열기에 힘입어 이회창-정몽준 후보 간의 대결에서는 정몽준 후보가 앞섰습니다.
추석 이후 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하락세를 나타내며 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결국, 대선을 코앞에 두고 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극적으로 성사되면서 노무현 당시 후보가 48.9%의 득표율로 당선됐습니다.
3자 대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문재인-안철수 후보 사이의 '야권 후보 단일화' 변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김희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