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침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출마 선언을 통해 국민 한 분 한 분의 꿈이 이루어지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출마선언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의원
- "저는 그동안 정치를 해오면서, 저에게 손해가 되더라도 한 번 드린 약속은 반드시 지켜왔다. 신뢰라는 무형의 사회적 자본이 국가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는 사회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가겠다"
박 전 위원장이 출마 선언을 한 곳은 서울 영등포 타임 스퀘어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광장으로, 박근혜 캠프의 선거 전략과 맥이 닿아 있습니다.
바로 '보수적'이라는 이미지, '불통' 이라는 이미지를 지우고자 함입니다.
박 전 위원장의 출마로 새누리당 경선 레이스는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쓸쓸한 레이스가 될 것 같습니다.
이재오 의원과 정몽준 의원이 경선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하루 전 두 주자의 경선 불출마 기자회견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재오 / 새누리당 의원(7월9일)
- "다름의 리더십은 소통하고 화합하는 리더십이 돼야 하며, 분열이 아니라 조정과 화합으로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낼 수 있는 리더십이 돼야 한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위적 리더십이 아니라 국민 속으로 들어가는 서민적 리더십이 돼야 한다. 당은 현재 모습이 과연 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차기 정권을 감당할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
▶ 인터뷰 : 정몽준 / 새누리당 의원(7월9일)
-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 새누리당이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묵인하고 방조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새누리당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습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김태호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경선에 뛰어든다고 해도 새누리당 경선 레이스는 너무나 밋밋하다는 게 정치평론가들의 평입니다.
그래서 김문수 경기지사의 고심이 큰지도 모르겠습니다.
김 지사는 경기도의 주례회의도 보류하고, 결재도 미룬 채 외부 접촉을 끊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에서는 남경필 의원과 정병국 위원에게 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제의했으나, 두 의원 모두 난색을 표명했다는 얘기도 들리고, 홍사덕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이 면담을 요청했으나 김 지사가 거절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어쨌거나 김 지사는 경선 출마와 불출마에 따른 정치적 파장과 자신의 입지를 놓고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듯합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비박 주자들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아도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어제 뉴스 m에 출연한 친박계 이혜훈 최고위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이혜훈 / 새누리당 최고위원
- "(앵커) 다가올 경선이 반쪽 경선이다. 흥행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이런 이야기가 들려요?
저는 그 부분도 동의하기 어려운데요. 지지율 면에서 봐도 반은 아니고 두 분이 합해도 1%가 안 되시잖아요. 그래서 반쪽이라는 말이 무엇으로 반쪽인지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참여하는 주자의 숫자로 봐서도 6분 정도 되시죠. 6분 중에 지금 두 분만 제외하고 다 참여를 한다면 그것은 반쪽도 아니거든요."
새누리당이 박근혜 의원의 독주 체제라면, 민주통합당은 대선 주자들 간 전면전이 시작된 듯합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지금 민주당 내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희망이 나밖에 없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내 욕심이 그런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상황이 그렇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새누리당 안팎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상대하기 어려운 것은 김두관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결국 여권이 자신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선두주자인 문재인만 무너뜨리거나 주저앉히면 새누리당 재집권에 문제가 없다는 계산이라는 겁니다.
문재인 고문이 오늘 한 말입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 "저는 대통령 출마 첫걸음부결 전쟁을 하려 한다. 저는 평생 정직하게 살려고 했다. 약자들을 위해 살려고 했다. 그래서 정치 준비했다. 정직하게 살며 약자를 챙기는 게 소명이다. 그 어떤 것이라도 다할 것이다."
김두관 전 지사 역시 거센 입담을 쏟아냈습니다.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했다고 자신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신처럼 아는 분들이 있는데 다르다는 겁니다.
김두관 전 지사를 지지하는 이부영 민주통합당 고문이 뉴스 m과 가진 인터뷰 내용과 어제 5.18묘역을 찾은 김두관 전 지사의 얘기를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부영 / 민주통합당 고문
- "김두관 지사가 행안부 장관에 발탁되는 것이 꼭 친노여서 그랬던 것이 아니잖아요. 될 만한 사람이기 때문에 뽑아 준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것이 노 대통령 주변에서 권력을 행사하고 인사도 이런 것 저런 것 다 했던 사람들은 친노라고 할 수 있겠죠."
▶ 인터뷰 : 김두관 / 전 경남지사
- "영남 필패론, 수도권 필승론 이런 것들이 다 부질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요. 저는 지역에 근거한 승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저는 지역주의를 가지고 승부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고 국민이 굉장히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우리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 대안의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고문과 김두관 전 지사의 지지층은 상당 부분 겹쳐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는 어쩌면 가장 가까운 사이이자, 가장 적대적인 사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대방의 표를 빼앗아야만 자기가 사는 '제로섬'의 관계인 듯 싶습니다.
손학규 고문은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을 비판하면서도, 독재자의 딸로 몰아붙여서는 안된다며 문재인 고문, 김두관 지사와 차별화했습니다.
어제 관훈 클럽에서 한 얘기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손학규 / 민주통합당 고문
- "유신독재 핵심이다, 퍼스트 레이디 역할이 권력 방향 성격 규정짓는 게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한창 젊은 나이에 교제도 못하고 섬에 갇힌 희생자다. 그러나 민주주의 제대로 경험 못한 건 그분에게 불행이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지지율이 높은 문재인 고문에 맞서 김두관 전 지사와 후보 단일화를 묻는 말에는 지금 연대를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습니다.
연대하지 않아도 자신 있다는 뜻일까요?
어쨌든 대선레이스는 점점 더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때로는 같은 당 후보를, 때로는 상대방 후보를 비판하고 공격하면서 그들은 살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누구의 공격이 더 매서울지, 또 누구의 방어가 더 탄탄할지는 한 달 뒤쯤 드러날 것 같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김형오 / hokim@mbn.co.kr ]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