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을 연 것은 이재오 의원입니다.
이재오 의원은 '분단 현실을 체험하지 않고 적어도 국방에 대해서 경험하지 않은 여성이 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뉘앙스의 말을 했습니다.
친박계는 발끈했습니다.
이재오 의원을 향해 '정신 줄을 놓은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말까지 나왔습니다.
친박계 조원진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조원진 / 새누리당 의원(오늘)
- "당 내의 대권 후보라고 생각하는 분의 발언이 네거티브하고 반사회적이다. 경선룰의 문제가 아니고 인신공격적 네거티브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옳지 않다. 이명박 정부에서 권력 휘두른 사람의 발언으로 옳지 않다. 아직 연세로 봐서 정신 줄을 놀 나이가 아닌데 이렇게 하는 것은 새누리당으로 옳지 않다."
당사자인 박근혜 의원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 "21세기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분이 있나요?"
박근혜 전 위원장의 이런 반발을 보고, 이재오 의원이 물러설까요?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재오 의원은 어제 저녁 트위터에 '깜이 엄마'의 말을 빌려 '21세기에 분단국가(가) 있느냐고 느닷없이 물어왔다. 나는 지금 순천인데, 하루 종일 지역 다니는데 무슨 헛소리냐고 이번에는 내가 전화를 끊었다'고 적었습니다.
박 전 위원장에 대한 반격일까요?
이 의원은 앞서 어제 오전 트위터에 '분명한 것은 깜이엄마가 구름에 가린 달이 뜨면 동네 개가 짖는다나 어쩐다나…무슨 소리인지 잠이나 자야겠다'라고 썼습니다.
조원진 의원의 '정신 줄' 발언에 대해서는 '개 짖는 소리'로 맞받아친 걸까요?
이재오 의원이 박근혜 전 위원장을 향해 '유신의 장본인'이라고 한 발언도 논란입니다.
친박계인 이정현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지 벌써 33년이 지났고, 이제 남자답게 박 전 위원장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경쟁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쯤 되면 양측이 갈 데까지 간 걸까요?
주변에서는 이들의 다툼을 답답함을 넘어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제 뉴스 m과 인터뷰한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임태희 / 청와대 전 대통령실장
- "지금 정말 우리 국민께서 기성의 구태 정치를 빨리 끝내고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어쨌든 후보로 나선 분들이 다 화합해서 결국은 나중에 최종적으로 주자가 결정되면 그 사람이 누가 되든 그분을 중심으로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개인을 목표로 한 상처 내는 발언들은 다들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
친박과 비박의 감정싸움이 갈 때까지 간 터라경선 룰 합의는 더 어려워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비박 주자들은 후보들이 직접 만나 경선 룰을 논의하는 '원탁회의'를 제안했습니다.
박 전 위원장은 즉답을 피했습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
- "지도부에서 의견을 듣는 것 같다.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니까 저도 지켜보고 있다"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방을 상대방에게 했던 사람들이 원탁에 둘러앉으면 대화가 잘 될 수 있을까요?
김문수 경기지사 측 인사인 신지호 전 의원은 박근혜 전 위원장 측의 양보가 없다며 비박 주자 3인의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비박 3인만의 단일화 경선을 통해 박근혜 전 위원장이 '고집불통'이고, '독선적'이라는 이미지를 더 부각시키겠다는 의도가 담긴 걸까요?
친박계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제 뉴스 m과 가진 윤상현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윤상현 / 새누리당 의원
- "(앵커)박근혜 전 위원장을 향한 흠집 내기의 의도가 더 강하다고 보시는군요?
(윤상현 의원) 예, 저는 그렇게 봅니다. 이것이 진작 말씀하셨어야 하는 문제거든요. 오픈 프라이머리가 그렇게 최고의 제도라면 미리 토론도 하고 공청회도 하고 당내에서 의견 수렴 기구도 미리 다 만들었어야죠."
경선 룰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은 어떻게 될까요?
정치평론가들은 경선 룰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서 비박 주자들이 탈당하거나 분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탈당과 분당의 실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대로 갈등이 묻히면, 박근혜 전 위원장이 대권을 잡더라도 두고두고 박근혜 전 위원장을 괴롭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친이명박과 친박근혜 갈등처럼 말이죠.
정신 줄을 놓은 듯한 새누리당의 극한 다툼은야권을 유리하게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루한 싸움과 막가파식 헐뜯기를 유권자들이 언제까지 너그럽게 봐줄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김형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