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오늘부터 꼭 6개월 남은 셈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여야의 대선 시계는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갯속입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위원장이 아직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비박 주자들의 공격은 갈수록 매서워지고 있습니다.
이재오 의원은 어제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위원장을 향해 '분단의 현실을 체험하지 않고 적어도 국방에 대해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리더십을 갖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전 위원장이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서 대통령이 되기는 어렵다는 뜻일까요?
이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오늘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 의원은 유신 시절 핵심에서 청와대 안주인으로 생활했다'며 유신 통치의 장본인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박 전 위원장이 가장 아파할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셈입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박근혜 전 위원장이 결혼하지 않은 것을 꼬집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문수 / 경기도지사(6월17일)
- "어린이를 낳고 키우는 가정과 근로자의 직장 생활이 어떻게 양립되고 조화로와지는지 저는 나름대로 40년 동안 고민하고 생각해 왔습니다."
김 지사는 또 '어릴 때 꿈은 공공을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었지만, 결혼을 안 하는 것은 위선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혼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지사 측은 특정인을 겨냥한 말이 아니라고 했지만, 왠지 박근혜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친박계는 '치졸하고 유치하다'며 '비판이 도를 넘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친박계인 조원진 의원이 이재오 의원을 향해 한 말입니다.
▶ 인터뷰 : 조원진 / 새누리당 의원(오늘)
- "당 내의 대권 후보라고 생각하는 분의 발언이 네거티브하고 반 사회적이다. 경선룰의 문제가 아니고 인신공격적 네거티브 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옳지 않다. 이명박 정부에서 권력 휘두른 사람의 발언으로 옳지 않다. 아직 연세로 봐서 정신 줄을 놀 나이가 아닌데 이렇게 하는 것은 새누리당으로 옳지 않다."
대답없는 박근혜 전 위원장을 향한 비박 주자들의 공격은 더 거세질 것 같고, 이를 방어하는 친박계의 원색적 비난도 덩달아 수위가 높아질 것 같습니다.
이쯤 되면 서로 막가자는 것일까요?
야권은 유력 대선주자인 손학규 고문에 이어 문재인 고문까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일단 순항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지난 1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고문은
새벽 일찍 인력시장을 찾고,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체험을 하면서 바쁜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화면 보시죠.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 "오늘 제가 편의점 알바(아르바이트)하는데 첫 손님이십니다. 반갑습니다."
문재인 고문은 자신의 경쟁력으로 참여정부 때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내는 등 풍부한 국정 운영 경험을 꼽았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고문(6월17일)
- "다 잘했느냐 그렇지 못하죠. 부족한 부분, 한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을 부분적으로 실패한 거다 그렇게 평가한다면 저는 실패한 경험이야말로 오히려 우리에게 더 큰 약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당내 경쟁자인 손학규 고문은 이 부분을 꼬집었습니다.
손 고문은 오늘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비서는 다르다'며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참모와 어떻게 같나'라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고문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했지만, 어디까지나 비서였을 뿐이라고 깎아내린 걸까요?
손 고문은 또 '실패한 경험을 하면 무엇하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의 문재인 고문 때리기는 이제 시작일지 모르겠습니다.
김두관 경남 지사, 정세균 고문 등이 대선 경쟁에 합류하면 '서로 약점 부각하기'와 '서로 때리기'는 더 거세질 수밖에 없겠죠.
이런 공격과 방어는 대선 경쟁에 뛰어든 순간 불가피한 일입니다.
그런데 대선 경쟁에 뛰어들지도 않고 장외에 있는 안철수 교수에게도 공격의 날이 서는 듯합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안철수 교수의 출마 선언이 이미 늦었다며, '당내 경선절차가 시작되는 7월 중순까지는 입장을 밝혀라.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고 압박했습니다.
문재인 고문은 안철수 교수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상임고문(6월12일)
- "민주당이라는 전통 있는 국민에게 폭넓게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은 막연한 지지. 그러나 민주당의 힘이 하나로 모여서 후보로 선출된다면 그 후보는 막연한 상태의 지지하고 비교할 수 있겠나? 저는 (안철수 교수에게) 질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손학규 고문 역시 안철수 교수는 아무 실상도 없는 이미지만 갖고 있다고 깎아내렸습니다.
안철수 교수를 그동안 조심조심 대했던 민주통합당의 태도가 바뀐 걸까요?
안철수 교수가 뜸을 들이면서 안철수 교수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일보가 여론조사전문가와 정치학자, 정치평론가 등 3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를 보면, 민주당이 선출한 대선 후보가 안 원장을 이길 것이라는 응답이 12명으로 안 원장이 이길 것이라는 응답 10명보다 많았습니다.
안 원장이 아예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국민 여론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안 원장은 이런 흐름의 변화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세 사람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6개월의 시간이 그들의 운명을 바꿔 놓을 수 있을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김형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