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은 오늘(12일) 정치개혁모임 초청 간담회에서 17일 출마를 선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고문
- "민주통합당 내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제가 당 대선후보가 돼야 박근혜 새누리당 전 위원장을 이기고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경쟁력이 가장 높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문재인 고문.
실제로 문재인 고문은 MBN 매일경제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친노 인사인 이해찬 대표의 선출로 지지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모양새입니다.
앞서 손학규 고문도 14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서 손 고문이 민 조정식 후보가 꼴찌를 하면서 타격을 입은 터라 대선 출마 선언을 앞당겨 후유증에서 벗어나려는 의도일까요?
손 고문은 지속할 수 있는 진보와 복지를 화두로 정책 중심의 대선 경선을 치르겠다는 전략입니다.
김두관 경남 지사의 출마도 임박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민주통합당 의원 11명은 김 지사가 이번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기자회견까지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원혜영 /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 "김두관 지사가 자치와 분권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정치권에서의 가장 훈련되고 자기 철학이 정립된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정세균 정동영 상임고문도 출마선언을 앞당기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민주통합당의 유일한 영남 3선 의원인 조경태 의원은 오늘 대선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출마 회견 내용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조경태 / 민주통합당 의원
- "문재인 의원은 초선이다. 경험은 내가 더 많다. 4.11 총선에서도 내가 문 의원보다 득표율이 높았다."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이 출마선언을 앞당기는 것은 지금의 정치적 상황 때문으로 보입니다.
새누리당이 대선 주자들 간의 경선 룰 전쟁으로 다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데다, 통합진보당 사태와 종북논란까지 겹쳐 우물쭈물할 여유가 없다는 겁니다.
또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논란과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구설수 등 여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악재가 나온 터라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기회라는 분석입니다.
MBN 매경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안철수 교수에 대한 불출마 여론이 높아지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법합니다.
야권 대선주자들이 줄줄이 출정식을 하고 있는데, 정작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 위원장의 출마는 멈칫거리고 있습니다.
바로 경선 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은 어제 경선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비박 대선주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재오 의원은 황우여 대표를 향해 아예 대표직을 내려놓고 박근혜 캠프에 가 대리 노릇을 하는 게 맞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어제(11일) '친박 진영이 최소한의 존중과 배려도 없이 우리를 완전히 깔아뭉갰다며 경선판이 깨질 확률이 어제보다 2배 높아져 70%에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역시 박근혜 전 위원장 앞으로 보낸 공개질의서에서 비박 주자들이 경선에 불참해도 경선을 치를 것인지 따져 물었습니다.
그러나 친박계는 꿈쩍도 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어제 뉴스 m과 가진 인터뷰 내용입니다.
▶ 인터뷰 : 윤상현 / 새누리당 의원
- "우리 당 내 선거인단 30% 또국민 참여 선거인단 30%, 국민 여론 조사 20%. 국민 여론 조사, 지역별, 연령별로 정확하게 민심을 파악합니다. 그래서 이것(현행 경선 룰)이 훨씬 더 민심을 반영한 룰인데 이것을 보이콧을 하겠다고 하는데 좀 더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서 공부해 주십사 하는 바람이고요. 지도자 되겠다는 분이 이것 아니면 아니라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고요."
문제는 여론입니다.
MBN 매경 여론조사에서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57.7%나 됐습니다.
2주 전 조사에서는 반대여론이 50%를 넘었지만, 이제는 여론이 확 바뀐 셈입니다.
이제는 박근혜 전 위원장이 결단해야 하는 상황이 온 걸까요?
지금 상태에서 현행 경선 룰을 밀어붙이고, 박 전 위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국민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혹시 비박 주자들의 말처럼 '오만하고 독선적'이라는 평가가 나올까요?
또 비박 주자들이 경선에 불참하면 경선 흥행은 잘될까요?
박 전 위원장이 트레이드 마크처럼 여기는 원칙과 소신이 거꾸로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의 발목을 잡는 셈입니다.
차라리 야권 대선주자와 싸움이라면 속이라도 편할 텐데, 이건 새누리당내 아군과 싸워야 하니 박 전 위원장으로서는 여간 힘든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선 전쟁'더욱 더 힘겨운 '경선 룰의 전쟁'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김형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