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최고위원은 박 전 위원장이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며, 이른 시일 안에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달 안에 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의원의 출마 선언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출정식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분명히 다른 대선주자들과 경선을 거쳐야 최종 후보가 될 수 있는데, 그 단계를 뛰어넘어버린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조선일보 보도를 보면, 서울대 재학생 62명은 최근 펴낸 책에서 박 전 위원장이 '국민과 소통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수첩 공주'라는 별명처럼 사전에 계획된 멘트만 하고 준비 안 된 질문에는 거부감을 드러낸다고도 말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박 전 위원장은 원칙과 소신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양보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일까요?
이런 결함에도 박 전 위원장이 결국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될 것이라는데 큰 이견은 없는 듯합니다.
서울신문이 국회 여야 초선 의원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무려 94명이 박근혜 전 위원장이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런 높은 지지율이라면 완전 국민경선제가 도입돼도 결국 박 전 위원장이 대선 후보가 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는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박근혜 전 위원장은 완전국민경선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요?
새누리당은 오는 11일 경선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영우 / 새누리당 대변인
- "최고위원들이 경선관리위원회에 대해서 의결했고 6월12일에 구체적인 안은 그날 다시 토론하고 의결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경선준비위원회를 구성해 먼저 경선룰을 논의하자는 비박계 후보들의 요구를 묵살한 것일까요?
정몽준,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일제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비박 주자들의 대리인들은 어젯밤 긴급 회동을 하고 경선 룰과 경선 보이콧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합니다.
김문수 경기지사 측근인 김용태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김용태 / 새누리당 의원
- "박근혜 대표를 추대하는 꼴밖에 안 됩니다. 경선 없이 추대한다면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없고, 이러면 대선에서 필패입니다."
정몽준 전 대표의 측근인 안효대 의원은 '경선관리위 출범은 박근혜 전 위원장 혼자 가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보고는 경선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이냐고 반발했습니다.
정몽준, 이재오, 김문수 지사는 곧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오 의원은 그동안 수차례 당권파 입맛대로 경선 규정을 결정하면 다른 비당권파 후보들과 협의해 심각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박근혜 추대 들러리가 되느니 차라리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일까요?
비박 주자들의 반발에도 박 전 위원장의 태도는 확고한 듯합니다.
완전국민경선제는 당심의 왜곡을 가져오고, 민주적으로도 맞지 않다는 겁니다.
그러나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완전국민경선제 요구가 박 전 위원장을 흠집 내려는 다분히 정략적인 의도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상돈 전 비대위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상돈 /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6월6일 뉴스 m)
- "현재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고 있는 정몽준 의원과 이재오 의원은 2008년 총선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총선을 지휘한 사람입니다. 자신들이 지휘할 때는 100% 공천권 행사하고, 오픈프라이머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 않은 사람이 지금 와서 요구하는 것은 자가당착이고 정치적인 의도 외에는 별거 없지 않느냐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박근혜 전 위원장이 무조건 앞으로만 갈 수도 없는 듯합니다.
압도적인 지지율인데도 완전국민경선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 그리고 다른 대선주자들의 보이콧 움직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는 국민에게 자칫 오만함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재철 최고위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심재철 / 새누리당 최고위원(6월5일 뉴스 M)
- "미디어 리서치라는 여론 조사 전문 기구에 한 번 했고 KBS에서 한 번 했었는데. 둘 다 적게는 53%에서 많게는 61%가 완전 국민 경선제를 찬성 하는 것으로 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새누리당이 국민과 함께 해서 대선 승리를 일구어 내기 위해서는 다수 국민이 찬성하는 완전국민경선제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겠느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위원장의 대선 출마 선언이 늦어지는 것도 어쩌면 이런 부정적 여론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누리당은 오늘 의원 연찬회를 엽니다.
비박 주자들의 주장은 절대다수인 친박계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박근혜 전 위원장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그리고 그 선택은 국민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다음 주가 분수령이 될 것 같다고 하니, 그때쯤이면 알 수 있겠죠.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김형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