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부정 경선 사태로 분당 위기에 몰린 통합진보당이 오늘 오후 2시 중앙위원회를 열고 당의 진로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입장 차가 워낙 선명해 격렬한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상민 기자.
【 질문 】
통합진보당으로서는 '운명의 날'을 맞은 셈인데, 현재로선 전망이 상당히 어둡죠?
【 기자 】
네, 지금의 상황은 마주 달리는 기차와 같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통합진보당은 오늘 오후 2시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당내 최고 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를 열고 비례대표의 거취, 그리고 비상대책위 구성 등을 논의합니다.
하지만, 결렬한 공방, 경우에 따라서는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은 어젯밤 늦게까지 열린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최후 마라톤협상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는데요.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는 수습책에 대한 절충을 모색했지만, 전혀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가장 격렬하게 부딪치는 지점은 비례대표의 거취 문제입니다.
「중재자로 나선 강기갑 의원이 당원 50%, 여론조사 50%를 합쳐 결론을 내리자고 제안했지만, 당권파와 비당권파 모두 거부한 상황입니다.
」
당권파 쪽은 비례대표 경선에서 명백한 부정행위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핵심으로 꼽히는 이석기 당선인은 "어느 나라에도 100% 완벽한 선거는 없다"며 사퇴 불가의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비당권파 역시 "현재 여론이 잘못된 보고서를 근거로 형성됐다고 주장하는 당권파들이 결과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 탓에 오늘 중앙위도 두 세력의 갈등과 공방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에 따라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각자 수습책을 내놓고 표 대결로 갈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입니다.
통합진보당 중앙위는 모두 953명으로, 경기동부와 광주연합 출신의 당권파가 45%, 국민참여당과 진보신당 탈당파, 그리고 인천·울산연합 출신의 비당권파가 5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대 지지 기반인 민주노총이 오늘 최종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노총은 어젯밤 회의에서 통합진보당의 쇄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지 철회 등 강경 조치를 취하겠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합진보당의 진성당원 7만 5천 명 가운데 민주노총 조합원은 3만 5천 명이 넘는 수준으로, 만약 집단 탈당이 이뤄진다면 당은 존폐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민주노총의 압박과 커지는 비판 여론에 막판 대타협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민입니다. [ mini4173@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