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부산 사하갑의 문대성 후보는 석박사 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동아대 K교수가 쓴 박사 논문이 김 모 씨의 박사 논문으로 이어지고, 문대성 후보가 이 논문을 또다시 표절했다는 것입니다.
세 논문을 비교해보면, 오탈자와 띄어쓰기 오류까지 똑같아, 그냥 베낀 것이 아니라 아예 복사하기를 통해 갖다 붙인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문 후보의 논문을 K 교수가 대필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세 사람은 용인대 선후배 사이입니다.
학술단체협의회는 문 후보의 논문을 복사 수준의 표절이라고 규정한 데 이어, 국민대는 어제 예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표절 여부를 가리기로 했습니다.
국민대는 문 후보의 논문이 표절로 결론이 나면 박사 논문을 취소할 예정이고, 동아대 역시 교수직을 박탈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장 민주통합당은 문대성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를 높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용진 / 민주통합당 대변인
- "같은 선수출신 IOC 위원인 헝가리의 슈미트 팔 대통령도 논문표절 건으로 사임했다. 표절도 나쁘지만, 비판자를 흑색선전으로 뒤집어씌우는 태도는 더욱 용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문대성 후보는 '세 논문은 연구방법부터 결론까지 현저한 차이가 있다면서, 표절 의혹은 추악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신중함 속에 추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표절 의혹을 검증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장 후보 사퇴를 해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유기준 새누리당 부산시당위원장이 지난 2일 뉴스 M과 가진 전화 인터뷰 내용입니다.
▶ 인터뷰 : 유기준 / 새누리당 부산시당 위원장(2일)
- "문대성 후보의 논문 의혹에 대해서는 정확한 검증이 필요한 사안으로 보이고, 이번 선거에서는 문 후보의 사하갑 지역구에 대한 열정과 비전을 검증하는 것이 오히려 더 시급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혹시 문 후보의 표절 의혹이 부산 전체 민심, 나아가 새누리당에 대한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눈치입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 출신인 문대성 후보는 깨끗한 이미지로 손수조 후보와 함께 새누리당의 젊은 피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에서 이는 이른바 문재인 바람, 노풍을 차단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표절 의혹이 일면서 새누리당의 참신성에 손상이 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팟캐스트인 '나는 꼼수다'의 멤버인 김용민 서울 노원갑 후보의 성적 비하 발언과 노인 폄하 발언으로 시끄럽습니다.
김용민 후보는 지난 2004년과 2005년 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미국에 대해서 테러를 하는 거예요. 유영철을 풀어가지고 부시, 럼즈펠드… 라이스는 아예 강간해서 죽이는 거예요'라고 발언했습니다.
또 '노인네들이 시청 앞에 시위하러 오지 못하도록 지하철 시청역은 지하 4층으로 만들고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 다 없애면 엄두가 나지 않아서 시청을 안 오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의 부친이 목사인데도 '목사질'이라는 표현을 쓰며 교회를 마치 비하하는 듯한 발언도 했습니다.
교회 관련단체와 노인 단체들은 즉각 김용민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심지어 김용민 후보를 지지했던 조 국 서울대교수는 '풍자와 야유에도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소설가 공지영 씨도 '귀를 의심했다. 인간 김용민에게 애정이 있기에 무거운 사과를 요구한다고'고 트위터에 썼습니다.
논란이 일자 김용민 후보는 블로그와 트위터에 게시한 동영상을 통해 공식으로 사과했습니다.
김 후보는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19금을 표방해놓고 누가 더 적나라하게 말을 하느냐로 낄낄대며 자랑하던 때가 있었다'고 시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순간부터 김용민은 지난 과거를 반성하면서 모두 짊어지고, 갚으며 살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새누리당도 거친 공세에 가세했습니다.
▶ 인터뷰 : 조윤선 / 새누리당 선대위 대변인
- "차마 들을 수조차 없는 저질 발언을 한 김용민 후보가 서민의 힘을 보여줄 서민의 대표이며, 정의의 사도라니 이 또한 대한민국 서민을 모욕하는 발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민주통합당은 깊은 고심에 빠졌습니다.
특히 김용민 후보를 공천한 한명숙 대표는 '걱정된다'는 말을 털어놨다고 조선일보는 보도했습니다.
민주당 내에서는 김 후보의 사퇴를 놓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이라도 사퇴시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사찰 정국으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 우리 스스로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김용민 후보는 나꼼수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저격수로 떠오르면서 젊은 2040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는 민주통합당으로서는 그 상징성이 큰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김 후보의 막말 발언으로 민주통합당은 교회와 노인층 등으로부터 극한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습니다.
각각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젊은 피를 상징했던 문대성과 김용민 후보의 실망스런 모습은 이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엿새 앞으로 다가온 선거를 앞두고 어떤 결단을 내릴까요?
양당의 선거 전략가들은 지금 두 후보를 그대로 옹호하고 갈지, 아니면 사퇴시키는 게 옳을지를 놓고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국회에 들어갔을 때 국회가 깨끗해지고 참신해질 수 있느냐는 그다지 고민하지 않는 듯 보입니다.
국민이 바라는 정치의 쇄신을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선거에서 이기고 지는 승부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표심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평가할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hokim@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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