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에서 과연 어느 쪽이 승리할까요?
정치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면,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그러니까 압승을 거두는 당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견해입니다.
그만큼 이번 총선이 치열한 접전이 될 것이고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란 얘기겠죠.
새누리당은 두 달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먼저 지난 2월 초 원희룡 새누리당 의원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원희룡 /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2월 2일)
- "저는 110석보다 약간 더 나오는 것을 기본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남 60석, 그다음 강원·충청·호남·비례대표 해서 20석 플러스 알파…."
그러나 분위기는 바뀌었습니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어제 뉴스 M과 전화 인터뷰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은 어렵지만, 분위기는 좋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김종인 / 새누리당 비대위원
- "지난번 탄핵 정국 때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대표로 취임해가지고 천막당사 하면서 얻은 표석 수가 121석이에요. 121석만 초과하면은 130석이 되던지, 125석이 되던지 그렇게만 된다 하면 박근혜 위원장으로써는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121석 이상만 차지하면 새누리당은 성공한 것이다?
혹시 모를 총선 패배의 책임으로부터 박 비대위원장을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목표 의석수를 지나치게 낮게 잡은 것은 아닐까요?
정치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이보다 더 선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우선 야권의 압승이 예상되던 서울 수도권에서는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 초접전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게 지배적 분석입니다.
6대4 정도로 야권이 우세하다고 쳐도, 새누리당은 전체 112석 가운데 40석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67석이 걸려 있는 영남에서는 새누리당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습니다.
부산 경남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고문을 비롯한 친노 바람이 처음만큼 거세지 않기 때문입니다.
민주통합당이 최소 5석을 건져도 대부분은 새누리당이 차지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호남의 30석은 민주통합당이 다 가져갈 가능성이 큽니다.
충청과 강원은 두 당이 엇비슷하게 나눠 가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례대표는 양 당의 지지율을 놓고 봤을 때 서로 25석 안팎을 가져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얼추 계산하면, 새누리당과 야권의 의석수는 비슷하게 나옵니다.
새누리당이 탄핵 정국 때처럼 120석을 얻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은 어쩌면 엄살에 불과할지 모르겠습니다.
반대로 민주통합당은 애초 압승 분위기가 많이 꺾인 게 사실입니다.
지난 12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한명숙 / 민주통합당 대표(3월12일)
- "앞서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제1당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지만, 지금은 많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고 국민이 공천 과정에서 보내준 싸늘한 비판에 상당히 힘겹다"
그러나 민주통합당도 최근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입니다.
한미 FTA 폐기 발언과 공천 실망으로 이탈한 민심이 야권 연대를 통해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우상호 민주통합당 선거전략본부장이 지난 15일 MBN 뉴스 M과 가진 인터뷰 내용입니다.
▶ 인터뷰 : 우상호 / 민주통합당 전략홍보본부장(3월15일)
- "경합 지역이 50석에 달해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야권연대를 통해 1:1 구도를 만들고, 강남벨트, 낙동강벨트 등 선거포인트를 많이 만들어서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는 20여 일이나 남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변수가 등장해 어떻게 민심을 뒤바꿔놓을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우선 민간인 불법 사찰과 은폐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청와대 개입이 사실로 드러나면 새누리당으로서는 선거를 앞두고 최대 악재를 맞게 되는 셈입니다.
민주통합당은 이 문제를 선거 쟁점화하고 있습니다.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 의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이용섭 /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
-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 차원이 아니라 대통령실장, 민정수석실까지 합세해 정권차원에서 민간인 사찰 은폐조작 사건에 개입한 것입니다."
새누리당도 이 수사 결과가 가져올 파괴력을 안 듯 다시 청와대와 선 긋기에 나섰습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오늘 민간인 불법사찰과 은폐의혹 논란과 관련해 '이명박 정권이 책임지고 했던, 또 그 과정에서 나왔던 모든 문제는 이명박 정권이 결자해지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이 김유정 민주통합당 대변인에게 잘못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그리고 송영선 새누리당 의원이 보냈다는 문자메시지도 새누리당에는 악재입니다.
공천 과정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는 청와대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통합당으로서는 한미 FTA와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강남을에 한미 FTA 전도사인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공천함으로써 한미FTA 폐기론자인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과 접전을 통해 한미 FTA 문제를 다시 쟁점화할 태세입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와 맞물려 보수층의 안보 심리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여기다 이달 말 핵 안보 정상회의에서 북핵 문제가 다뤄지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민주통합당에는 그다지 좋은 얘기가 아닌 게 분명합니다.
최근 기름 값이 다시 2천 원을 넘는 등 지속하고 있는 물가불안은 야권의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급진적인 재벌개혁과 반시장적 정책은 지난 대선에서 위력을 떨친 '친노 세력 무능론'과 함께 야권에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이번 선거가 어느 쪽에 유리하다 불리하다고 얘기하기는 이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어느 쪽이 더 실수를 하지 않는지, 또 누가 더 민심을 잘 읽고, 진정성 있게 다가서는지가 승패를 가를 최후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