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구도에 또 다른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바로 '보수'의 분열과 '진보'의 통합입니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여옥 새누리당 의원이 오늘 탈당과 함께 제3의 정치세력인 '국민 생각'에 전격 입당했습니다.
전여옥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전여옥 / 전 새누리당 의원(국민생각 입당)
- "새누리당의 공천은 보수 학살극이었다. 무너져가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새누리당을 탈당한다"
새누리당의 이번 공천이 보수 학살극이었다는 전 의원의 주장, 그리고 국민생각으로 입당은 한 번 생각해볼 대목입니다.
'보수 학살'이라는 명분이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새누리당을 탈당한 현역 의원은 허 천, 이윤성, 전여옥 의원, 이방호 전 의원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신지호, 진성호, 진수희, 유정현, 이화수, 장광근 의원까지 만일 국민생각에 합류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여기다 이동관 전 청와대 언론특보와 박형준 전 정무수석 등 이명박의 사람들까지 더해진다면 선거분위기는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친이계를 대표하는 안상수 전 대표와 이명박 정부의 탄생 공신인 '6인회' 멤버인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법국민협의회 의장이 최근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와 자주 접촉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안상수, 김덕룡 두 사람은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와 이명박의 사람들을 묶을 수 있는 연결 고리입니다.
두 사람이 국민생각에 입당한다면 친이계와 MB맨들의 입당도 줄을 이을까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 무상급식 문제로 보수의 아이콘으로 등장했던 나경원 전 의원의 행보도 관심거리입니다.
나 전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나경원 / 새누리당 전 의원
- "공당으로서의 공정한 공천이 돼야지 사심에 의해 움직이는 공천이 돼선 안되는데 지금의 공천 과정을 보면 어이가 없고 원칙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 전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국민생각에 합류할까요?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이들 친박계 의원들이 탈당하고 무소속 내지 국민생각에 합류할 가능성은 정말 전혀 없는 걸까요?
송영선 의원이 지난 2일 뉴스 M과 가진 인터뷰 내용입니다.
▶ 인터뷰 : 송영선 / 새누리당 의원(지난 2일)
- "결정이 그렇게 된다면 저도 평범한 한 사람이니까 아무리 애당심이 강해도 4년 만에 돌아온 친정에서 두 번이나 소박을 당하면 생각은 다시 한번 해봐야 되겠죠."
국민생각은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씨와 민주통합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김경재, 강봉균 의원의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뉴스 M에 출연했던 국민생각 박계동 후보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박계동 / 국민생각 후보
- "(지금 입당할 사람들이) 좀 있지요. 제가 말씀 드릴 상황은 아닙니다. (대략 몇 명쯤인가요) 상당수가 있습니다. (상당수가 국민 생각에 들어오고 싶어 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생각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탈당 의원들을 영입한 뒤 자유선진당과 합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것이라는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보수 정당이 탄생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분명 새누리당에게는 적지 않은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새누리당과 달리 민주통합당은 분열의 한 고비를 넘긴 듯 보입니다.
부산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어제 오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급히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민주통합당을 구성하고 있는 혁신과 통합 출신들에 대한 공천 배제와 이해찬 고문의 탈당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섭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 "당이 여러모로 어려우니까 당이 처하고 있는 여러 어려움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있어요."
긴 토론 끝에 문재인 고문이 한명숙 대표 체제에 대한 지지를 거듭 천명했고, 가까스로 분열을 막았습니다.
여기다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던 임종석 사무총장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꼬인 매듭이 조금씩 풀리는 모습입니다.
임종석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임종석 / 민주통합당 사무총장
- "야권연대가 성사된 뒤 당이 안고갈 부담까지 책임지고 싶었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늘 마음 같지는 않은 것 같다며 사무총장과 총선후보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
본인으로서는 대법원 확정 판결 전에 비리 정치인으로 낙인 찍혀 낙마하는 것이 서운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민주통합당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고 있습니다.
통합진보당과 야권 연대는 막판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양 당은 오늘 새벽까지 협상을 벌였지만 경선지역과 전략공천 지역을 선정을 놓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와 심상정 통합진보당 대표의 말입니다.
▶ 인터뷰 : 한명숙 / 민주통합당 대표
- "야권연대는 국민의 명령이고 총선승리의 지름길이다. 통합진보당은 양당 협상대표가 의견을 모았던 방안대로 입장을 정리해 협상에 임해야 한다"
▶ 인터뷰 : 심상정 / 통합진보당 공동 대표
- "야권연대 협상이 중단된 것은 민주당이 경선지역 최소화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한명숙 대표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양 당의 기싸움이 여전히 팽팽하지만, 조만간 야권 연대 합의안이 나올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전망입니다.
야권연대 없이는 민주통합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물론 구 민주계가 탈당했지만, 그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이렇게 보면 보수층의 지지는 새누리당과 새누리당을 탈당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뭉치는 제3의 정치세력으로 분산되는 모양새입니다.
반면, 민주통합당의 공천에 등을 돌린 진보층은 야권연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다시 돌아오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하기는 이릅니다.
새누리당이 쇄신 개혁공천을 통해 명분을 계속 쌓는다면, 새누리당을 탈당한 사람들의 입지는 계속 줄어들 것입니다.
민주통합당
다만 분명한 것은 갈라서는 사람들보다는 뭉치는 사람들의 힘이 더 세다는 것입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과연 갈라서기를 택할까요? 아니면 뭉치기를 택할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였습니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