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쇄신책을 쏟아내고 있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당의 '보수' 깃발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당장 당내 반발이 나오는 등 인적쇄신 논란이 이념논쟁으로까지 격화될 전망입니다.
윤범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정강·정책에서 보수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강 정책 분과위원장인 김종인 비대위원은 MBN과의 통화에서 '발전적 보수'라는 표현을 삭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한나라당 정강ㆍ정책 전문에는 '새로운 한나라당은 발전적 보수와 합리적 개혁의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한다'고 명시돼있습니다.
김 비대위원은 외연을 확대하고 넓혀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며 시대 흐름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그동안 유지해온 '보수' 기조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내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옥임 의원은 트위터 글을 통해 "정강 정책을 아무리 읽어도 뭐가 잘못됐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이은재 의원도 "보수라는 용어를 없앤다면 그 동안 보수 가치를 지켜온 한나라당이 하루아침에 민주당과 똑같아 지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내 보수성향 의원들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지켜본 뒤 집단 행동을 취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인적 쇄신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종인, 이상돈 비대위원에 대한 사퇴 요구도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