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던 30대 위장 탈북자가 지난 13일 사망했다고 국정원이 뒤늦게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사망의 이유를 심적인 부담에 따른 자살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13일 새벽, 경기도 시흥의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30대 탈북자 1명이 자신의 숙소 샤워실에서 운동복 끈에 목을 맨 채로 발견됐습니다.
이 남성은 응급조치를 받은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숨을 거뒀습니다.
중앙합동신문센터는 관할 검찰과 경찰에 사건을 즉시 신고했고, 검찰은 사건발생 당일 숙소 현장검증을 벌였습니다.
과학수사연구원은 "외력에 의한 손상이 전혀 없고, 목 부위 상흔 등으로 판단할 때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합동신문을 받던 탈북자가 자살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 남성은 "탈북자를 지원하는 국내 모 선교단체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 뒤 잠복하라"는 북한 공작조직의 지령을 받고, 탈북자로 위장해 남한에 침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이 탈북자는 북한 공작조직에서 북한에 있는 가족을 볼모로 협박을 받았으며, 잡힐 경우 '장렬히 자폭하라'는 지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지난 12일 이런 사실을 상세히 자백하고 잠들었지만, 바로 다음 날 사망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 [ beremoth@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