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 강행처리를 할 경우 불출마를 하겠다고 약속한 22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의 행동이 요즘 관심입니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진정성을 나타내기 위해 최후의 카드로 꺼내는 것이 바로 '의원직 사퇴'인데, 너무 쉽게 약속을 번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4월, 현재 민주당 원내대표인 김진표 의원의 사퇴 기자회견.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치며 경기도지사 야권 후보 단일화에 나선 겁니다.
▶ 인터뷰 : 김진표 / 민주당 원내대표(2010년 4월)
- "경기도지사 경쟁 방식을 시민사회에 위임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후보 경선에 패배했고 김 원내대표는 의원직 사퇴를 말리는 의원들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한 달 만에 국회로 복귀했습니다.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도 마찬가지.
2009년 미디어 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의원직 사퇴서를 냈지만, 다음해 초 슬그머니 원내로 복귀했고 지난 8월 서울시장 경선을 앞두고 또다시 의원직을 내던졌습니다.
한나라당은 의원직 사퇴까지는 아니더라도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22명 의원의 거취가 관심입니다.
올해 초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겠다며 직권상정을 제한하는 법안까지 추진했지만, 현재 국회는 한미 FTA 비준안 처리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 인터뷰 : 홍정욱 / 한나라당 국회의원(2월 19일)
- "잘 아시다시피 직권상정제도는 의사진행 효율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물리적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사실이고…"
원칙과 약속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는 국회의원.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는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MBN뉴스 한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