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를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의 이면에는 내년 총선에 대한 정략적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민심 이반을 걱정하는 한나라당은 물리적 충돌만은 피하려 하고, 민주당은 야권 공조에 발목이 잡힌 형국입니다.
이상민 기자입니다.
【 기자 】
이번 FTA 처리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은 물리적 충돌입니다.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민심 이반을 확인한 상태에서, 수적인 우위로 밀어붙였을 때 맞을 수 있는 역풍을 우려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그동안의 FTA 논의 과정에서도 이례적으로 야당의 요구를 대폭 수용했습니다.
▶ 인터뷰 : 홍준표 / 한나라당 대표
- "여야가 충돌하지 않고 야당과 대화를 통해서 여태까지 야당에 99.9%의 양보를 하면서까지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선은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향해 있습니다.
의장이 나서서 직권상정을 해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박 의장도 여기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종의 '폭탄 돌리기'와 비슷한 양상입니다.
선거가 신경쓰이기는 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정동영 / 민주당 최고위원
- "2~30대의 84%는 나의 이해를 누가 대변해달라는 얘기인데, 바로 민주당의 FTA 저지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특히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야권 공조로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진 상태입니다.
이에 김진표 원내대표는 FTA 처리 합의문에 서명까지 했지만, 당내 강경파와 다른 야당에 막혀 이를 번복했습니다.
결국, 내년 선거에 대한 여야의 정략적 고민에 FTA 처리 문제도 공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민입니다. [ mini4173@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