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우리 장병들이 기독교 문구가 새겨진 이른바 '채플' 티셔츠를 입고 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고는 없었지만 굳이 탈레반을 자극할 행동을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예진 기자가 단독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던 우리나라 샘물교회 봉사단이 탈레반에 납치됩니다.
41일간의 억류 속에 결국 2명은 처참한 모습으로 희생됐고, 남은 21명만 돌아왔습니다.
당시, 탈레반은 협상과정에서 다시는 선교활동을 하지 않을 것과 한국 파병군의 전원철수를 인질 석방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4년이 흘렀지만 아프간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이병화 / 국제교류협력단 아프간 소장
- "치안이 워낙 안 좋으니까 얼마 전에 또 전 대통령까지 자폭 테러로 죽고 그러니까 사실 이 나라 상황 자체가 워낙 안 좋으니까 기독교는 생각할 거리가 있겠습니까"
지난해 아프간에 파병된 오쉬노 부대의 우리 장병들이 입었던 티셔츠입니다.
오른쪽에 흰 글씨로 선명하게 'Yes! Chapel, Yes! Crown'이라고 써져 있습니다.
우리 말로 '예배 있는 곳에 승리가 있다'.
이른바 '채플 티셔츠'입니다.
문제의 이 티셔츠는 군종장교가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인터뷰 : ○○○ / 국방부 관계자
- "육군본부 주한 교회에서 옷을 파병된 사람들에게 위문품 하나 주면서 옷을 입으면 좋지 않겠나 하고 옷 주면서 반팔 티셔츠 주면서 그분들은 깊으신 생각 없이…"
국익을 위한 파병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종교적 색채가 짙은 티셔츠를 굳이 장병들에게 입혀야 하느냐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안규백 / 민주당 의원
- "종교적으로 민감한 아프간 현지에서 장병들에게 종교적 색채가 짙은 티셔츠를 입게 한 조치는 2007년 샘물교회사건이 재발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군은 이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아프간에는 350명이 넘는 우리 장병들이 지방재건팀의 신변 보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예진 / 기자
- "다행히 탈레반 공격으로 인한 희생자가 아직 발생하진 않았지만, 올해만 열 차례가 넘는 폭격이 이어지는 등 한국군에 대한 위협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예진입니다."
[ opennews@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