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주민투표 결과는 정치권의 후폭풍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년 총선거와 더 나아가 대선까지 이번 선거의 영향권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무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패배한 한나라당은 비상입니다.
'또 졌다'라는 패배감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주민투표 결과가 당내 갈등으로 번지느냐 하는 것입니다.
먼저 새 지도부 책임론.
'울며 겨자먹기'로 떠맡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홍준표 대표의 첫 선거가 패배로 끝났다는 것은 적잖은 부담입니다.
이런 부담감은 '사실상 승리'라는 자의적 해석으로 이어졌습니다.
▶ 인터뷰 : 홍준표 / 한나라당 대표
- "저는 (투표율이) 25% 전후가 된다면 내년 선거에서 서울의 총선거 자신 있다…"
또, 해묵은 친이-친박 갈등으로 번질 경우 당의 혼란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친이계는 주민투표 직전까지 '응원' 한 마디를 기대했지만, 박근혜 전 대표는 철저히 선을 그으며 외면했습니다.
▶ 인터뷰 : 박근혜 / 한나라당 전 대표 (지난 23일)
- "서울시민이 거기(주민투표와 시장직 연계)에 대해서 판단하시지 않을까…"
그나마, 당 지도부의 바람대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9월 30일까지 사퇴하지 않고 버텨준다면 총선에 미칠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승리를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은 이른바 '꽃놀이패'입니다.
오 시장의 사퇴하면 서울시장 선거까지 파죽지세로 치고 나갈 기세입니다.
▶ 인터뷰 : 이용섭 / 민주당 대변인
- "오세훈 시장은 응분의 책임을 확실하게 져야 합니다. 오세훈 시장은 자진 사퇴 약속을 즉각 지켜야 할 것입니다."
사퇴하지 않더라도 "약속을 지키라"며 정국 주도권을 틀어쥐고, 승리 분위기를 다음 총선까지 끌고 갈 전략을 마련 중입니다.
여권 내 대권 주자들의 행보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줄곧 거리를 유지한만큼 큰 영향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정몽준 전대표나 김문수 경기지사 등 친이계 주자들로서는 오세훈 시장의 중도 탈락에 따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MBN뉴스 이무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