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의 피해자 구제대책에 대해 정부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피해금액을 보상해 준다는 얘기여서 형평성과 포퓰리즘 논란이 거셀 전망입니다.
김명준 기자입니다.
【 기자 】
저축은행 피해자에 대해 6천만 원까지 전액 보상하는 방안은 애초 2억 원에서 크게 후퇴한 겁니다.
이는 내년 선거를 앞둔 여야 정치권의 '선심 입법'이라는 비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보상 금액을 대폭 낮추기는 했지만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피해 금액을 보전해주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거셀 전망입니다.
정부는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 보상 방안이 예금자보호제도의 기본 틀을 흔들 뿐 아니라, 예금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저축은행 예금자를 세금으로 구제한다면 법으로 정한 규율 자체를 흔드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의 딱한 사정은 충분히 헤아려야 하지만 전액 보상은 금융 질서를 교란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시장의 반응도 차갑습니다.
금융업계에선 이번 피해 보상이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또 하나의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종수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 "정상적인 금융기관에 대해 보험을 내고 예금에 가입한 사람들에 불이익을 주는 셈이 되므로 결국엔 형평성에 어긋나는 문제점을 발생시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게다가 하반기 저축은행 구조조정에서도 똑같은 피해자 구제 논쟁이 재발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번 대책은 특위활동 종료 시한에 쫓긴 여야가 생색내는 차원에서 서둘러 합의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명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