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에서 주목되는 건 군의 허술한 총기관리 실태입니다.
무기고에서 총기를 빼내 '전우'를 조준 사격할 때까지 군은 무기가 없어졌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범행을 저지른 김 모 상병이 무기고에 간 시각은 10시 무렵입니다.
무기를 꺼낼 때만 잠시 열고 닫아야 하는 무기고는 활짝 열려 있었고, 지키는 사람조차 없었습니다.
▶ 인터뷰 : 권영재 / 해군 중앙수사단장
- "두 명이 상하 자물쇠 열쇠를 분리 보관해야 하는데, 문제가 발생해 한 명이 보관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김 상병은 여기서 소총을 꺼냈고 1.5미터 떨어진 탄약고에서 실탄 75발이 장착된 탄통과 수류탄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시간은 11시 40분.
2발의 총성과 함께 사고가 일어날 때까지 2시간 가까이 군은 무기가 없어졌는지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범행을 저지르기 전의 행동도 의문이 갑니다.
소총으로 무장한 김 상병은 실탄과 수류탄까지 든 채로 정 모 이병을 만났습니다.
여기서 사망한 "권승혁 일병을 죽이고싶다"고 말했습니다.
입에서는 술냄새가 났고 몸은 이미 비틀거리는 상태였지만 정 이병은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술이 금지된 군대에서 술 취한 상태로 무장하고 돌아다니는 게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 인터뷰 : 권영재 / 해군 중앙수사단장
- "원칙적으로 음주가 금지돼 있지만, 현재 정황으로 봐서 음주를 했다고 판단이 됩니다."
'귀신도 잡는다'는 해병대.
하지만, 땅에 떨어진 군기와 허술하기 짝이 없는 총기관리로 귀신이 아니라 '전우'를 잡았습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tripme77@naver.com]